공장 재가동률 50%도 안돼
상품 실은 배는 항구에 발 묶여
車·반도체 생산라인 '직격탄'
부품대란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세계의 창고’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봉쇄 공포가 번지면서 중국에서 핵심 부품·소재를 조달하던 기존의 공급망 사슬이 크게 훼손된 탓이다. 배터리와 반도체 부품, 희토류, 원료의약품 등의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자동차와 반도체, 가전, 화장품 등 주력 제조업종이 부품·원료를 구하지 못해 생산라인 가동이 ‘완전 중단’될 위기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봉쇄 한 달을 맞은 상하이는 일부 지역에서 생산설비를 재가동했지만 여전히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 재가동 허가를 받은 공장도 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다. 상하이항도 ‘정상 가동 중’이라는 중국 정부 설명과 달리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자동차업계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핵심 부품 와이어링하네스 조달에 ‘빨간불’이 들어와서다. 현대차와 기아에 와이어링하네스를 공급하는 유라코퍼레이션(전체 물량의 50%)과 경신(40%), THN(10%)의 중국 공장 42개 중 18개가 길게는 한 달 넘게 문을 닫았다. 그 결과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에어백컨트롤유닛(ACU)도 공급이 막히면서 현대차는 18일부터 한 주간 제네시스 생산 라인을 공피치(빈 컨베이어벨트)로 돌렸다.
반도체도 부품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평균 4주가량 걸리던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수입 기간이 최근엔 12주까지 늘었다. 상하이 인근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둔 SK하이닉스는 사태가 더 장기화하면 원·부자재를 우회해 확보할 방안을 살피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에 서둘러 통관 절차 간소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원/베이징=강현우 특파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