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2.81% 밀린 4,175.20, 나스닥지수는 3.95% 급락한 12,490.74, 다우지수는 2.38% 떨어진 33,240.18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지수 하락률은 2020년 9월 8일 이후 최대치였습니다.
나스닥지수가 4% 가까이 하락한 건 무엇보다 기술주 실적에 대한 경계심이 장중 내내 컸던 탓입니다.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내놓은 알파벳은 예상대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공개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이 24.62달러로, 예상치(25.91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매출 역시 680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681억1000만달러)을 하회했습니다.
무엇보다 유튜브 매출이 주가에 타격을 줬습니다. 구글 산하 유튜브의 1분기 매출은 68억7000만달러였습니다. 예상치(75억1000만달러)보다 많이 적었습니다.
알파벳은 “팬데믹(대유행) 후 정상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늘리고 있다”며 “경쟁사인 틱톡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타에 이어 넷플릭스, 알파벳 모두 실적 충격을 겪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집콕’ 종목 △높은 광고 의존도 △시장 경쟁 격화 △러시아 매출의 직접적인 타격 등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은 무난했습니다.
EPS와 매출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지능형 클라우드 사업의 호조 힘이 컸습니다. 다만 1분기 판매·마케팅 비용이 10% 급증한 점이 특기할 만했습니다. 제너럴모터스(GM) 실적은 엇갈렸습니다. EPS는 2.09달러로 시장 예상(1.68달러)을 상회했으나 매출이 359억8000만달러로 예상(379억1000만달러)을 밑돌았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생산량이 작년 대비 25~30%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3개 기업으로 쪼개는 작업을 하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개장 직전 1분기 실적을 내놨습니다. EPS는 24센트로 예상치(18센트)를 넘었으나, 매출이 170억4000만달러로 예상(168억5000만달러)보다 적었습니다.
주력인 항공 매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2024년 분사 예정인 재생에너지·전력 부문이 저조했습니다. 내년 초 분사 예정인 헬스케어 부문 매출은 상대적으로 괜찮았습니다.
로렌스 컬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올해 EPS 전망치를 2.8~3.5달러로 제시했는데, 이 전망치의 밑단이 실제 수치에 가까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적 전망을 사실상 하향 조정한 겁니다.
GE 주가는 이날 10.44% 급락했습니다.
장 마감 후 증권거래 앱인 로빈후드 마켓은 “인력을 9%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드 테네브 CEO는 자사 블로그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며 “중복 업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로빈후드의 정직원은 총 3800여 명입니다.
오는 2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력 구조조정이란 초강수를 둔 겁니다. 시장에서 실적 우려가 커졌습니다. 장중 3.75% 떨어졌던 로빈후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5~6% 하락세를 타고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날 가장 많이 밀린 종목으로 꼽혔습니다. 하룻동안 12.18% 급락했습니다. 시총이 130억달러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이 커진 게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머스크 CEO는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총 465억달러)에서 210억달러를 자기 자본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테슬라 지분 중 일부를 매도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채 금리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10년물 금리는 4bp(0.04%포인트) 낮아진 연 2.77%, 2년물 금리는 9bp 밀린 연 2.54%를 기록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됐습니다. ‘Fed 긴축→경기 침체→Fed의 재완화’ 전망이 나왔습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꼽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날보다 25% 급등한 33.79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3월 초 기록했던 52주 최고 기록(38)에 다가섰습니다.
국제 유가는 또 올랐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2% 오른 배럴당 101.7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6% 뛴 배럴당 104.99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베이징 봉쇄 조치에 따른 수요 둔화 전망이 많았습니다. 독일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수일 내 찾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원유에 대한 수입 금지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테슬라 시총 150조 허공에 ② 기술주, 결국 인력 감축 ③ 러, 폴란드 송유관 잠갔다 ④ 1분기 성장률 충격 오나? ⑤ 세계은행 “내년 에너지값 12%↓” ⑥ 실적 기업 집중분석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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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