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기술주 믿음 흔들렸다…4% 폭락한 나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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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부정적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거주 인구의 90%인 2200만 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봉쇄 전 단계입니다. 경제가 충격받을 것이란 관측 속에 중국 증시가 내림세를 이어가자, 런민은행은 "금융시장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실물경제 지원 강도를 높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두 개입만 이어지자 '정책 대응이 상당히 실망스럽다'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서방의 무기 지원에 대해 나토가 사실상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친 러시아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확대하기 위해 벌인 '가짜 깃발' 작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를 지나 몰도바까지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또 폴란드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가 이뤄지지 않자 잠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최대 17%까지 치솟고 국제 유가도 2~3% 올랐습니다.
전날 기술적으로 반등했던 뉴욕 증시는 부정적 뉴스가 쏟아내자 이날은 버텨내질 못했습니다. 장 초반부터 1% 넘는 내림세가 나타났고, 나스닥은 오전에 3%가 넘게 폭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2.38%, S&P500 지수는 2.81%, 나스닥은 3.95%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다우가 지난 4거래일 중 3거래일 동안 300포인트 이상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3월에 설정한 연도의 저점에 근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이날 장 마감 뒤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전날 기술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부터 이날 아침까지 실적을 발표한 월풀, GE, UPS, 3M 등은 대부분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GE는 공급망 혼란으로 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해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습니다. 3M도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어려움을 언급한 댓가로 3% 하락했습니다. UPS는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늘었지만, 배달 패키지 수는 더 적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월풀의 경우 "수요 전망이 악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거세지고 있다"라면서 올해 매출을 기존 가이던스(5~6% 성장)보다 낮은 2~3%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익 전망치도 주당 24~26달러로 기존 가이던스(27~29달러)보다 낮췄습니다. 펩시코, UPS 등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들이 내놓는 가이던스가 2020년 2월 이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13개 기업이 전망치를 낮추는 하향 가이던드를 공개했다는 것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분기 어닝은 월가 추정치를 상회하겠지만, 2022년과 2023년 어닝은 벌써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과 이익에서 모두 월가 예상을 넘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고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월가는 클라우드 매출을 189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19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죠. 전체 클라우드 사업은 26%, 애저 관련은 46%나 성장했습니다. 오늘 정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3.74% 내렸는데, 지금 시간 외에서는 1%가량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가 움직임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 평은 나쁘지 않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월가의 매출과 이익 추정치 모두 약간 밑돌았습니다. EPS는 24.62달러로 예상치 25.91달러를 상당 폭 밑돌았습니다. 매출은 680억 달러로 예상치 681억 달러와 약간 차이가 납니다. 클라우드 사업은 매출이 58억 달러로 예상치 57억 달러를 넘어섰는데요. 문제는 유튜브에서 나타났습니다. 경제 재개로 인해 시청자가 줄고 틱톡과의 경쟁 가속화 등으로 인해 매출이 시장 예상치 75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68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장중 3.59% 내렸는데, 시간 외에서도 한때 6%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알파벳 측은 70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월가는 그동안 넷플릭스, 메타 등에서 목격된 팬데믹 수요 감소에 대해 걱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알파벳에서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나타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세워 선방한 것입니다. 다만 알파벳은 그동안 유튜브 성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져 멀티플이 20배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더는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하나 더 눈여겨볼 게 있습니다. 조금 전 실적을 공개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입니다. 1분기 매출과 EPS는 모두 예상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2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42억~48억 달러, EPS 1.84~2.26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월가 콘센서스 2.28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중국의 봉쇄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정적 가이던스가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최대 8%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날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미 국채 금리는 다시 급락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6.1bp 내린 2.767%, 2년물은 무려 18.4bp나 폭락한 2.538%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한 때 2.725%, 2년물은 2.496%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48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입찰에는 투자자가 몰려 낙찰 금리가 발행 당시 금리(WI)보다 1.1bp 낮은 2.585%로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739배로 전달의 2.463배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2년물 금리가 내린 것은 미 중앙은행(Fed)가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진 탓"이라며 "그래서 중립금리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9일 발표되는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달(5.4%)보다 낮은 5.3%로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단기 금리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Fed가 일주일 뒤 열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란 게 콘센서스입니다. 6월에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이후 Fed의 긴축 경로는 불투명합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Fed는 향후 두 번의 50bp 인상에 대해 강하게 암시했지만, 여름 이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Fed 위원들이 신속하게 중립금리까지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2.25~2.5%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르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네 번 연속으로 50bp를 올려 (중간선거 전인) 9월까지 중립금리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향후 두 번 50bp를 올린 뒤 남은 네 번의 회의에서는 25bp씩 올려 연말에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처럼 빨리 올리면 경착륙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75bp 인상 얘기가 나올 때마다 모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5월 혹은 6월에 시작될 대차대조표 축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합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날 "40년 내 최고치로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Fed는 기준금리를 5~6%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도 대차대조표 축소로 25bp 정도를 대체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좀 낮게 잡은 겁니다. 뿌리내리고 있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와 뜨거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2.5%까지 올리는 건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도이치뱅크는 특히 중립금리 수준을 약 5%로 추산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를 올리면 10년물 금리도 4.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런 긴축과 금융시장 격변은 "내년 말까지 경제를 심각한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침체는 겪겠지만 Fed가 더 빠르고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수록 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인플레이션이 놀랄 만큼 낮아질 수 있다면서 Fed가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지금의 긴축 경로를 수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반기까지 성장 둔화를 예상하지만, 여전히 주식이 견실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1. 역풍을 감안할 때 성장은 훌륭하게 유지되고 있다=1분기 실질 GDP가 1%대가 예상되지만최종 국내 수요(재고 및 무역 제외)는 훨씬 더 견고한 4%로 추정되고 있다.
2. 인플레이션은 아랫쪽으로 놀라게 할 수 있다=베이지북에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도 하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아래쪽으로 향하기 시작하면 Fed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상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3. 기업들은 여전히 자신있다=기업이 전망에 확신을 갖고 있다면 금리가 높아져도 계속해서 고용을 유지하고 투자할 수 있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3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0.8%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3으로 전달 107.6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케이스-실러 2월 주택가격지수는 연율 19.8% 상승해 1월 상승률 19.1%보다 높아졌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으로는 투자자 심리를 바꿀 큰 촉매제가 많지 않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올해 후반까지 증시는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분산 투자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중국에서는 베이징 거주 인구의 90%인 2200만 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봉쇄 전 단계입니다. 경제가 충격받을 것이란 관측 속에 중국 증시가 내림세를 이어가자, 런민은행은 "금융시장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실물경제 지원 강도를 높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두 개입만 이어지자 '정책 대응이 상당히 실망스럽다'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서방의 무기 지원에 대해 나토가 사실상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친 러시아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확대하기 위해 벌인 '가짜 깃발' 작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를 지나 몰도바까지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또 폴란드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가 이뤄지지 않자 잠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최대 17%까지 치솟고 국제 유가도 2~3% 올랐습니다.
전날 기술적으로 반등했던 뉴욕 증시는 부정적 뉴스가 쏟아내자 이날은 버텨내질 못했습니다. 장 초반부터 1% 넘는 내림세가 나타났고, 나스닥은 오전에 3%가 넘게 폭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2.38%, S&P500 지수는 2.81%, 나스닥은 3.95%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다우가 지난 4거래일 중 3거래일 동안 300포인트 이상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3월에 설정한 연도의 저점에 근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이날 장 마감 뒤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전날 기술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부터 이날 아침까지 실적을 발표한 월풀, GE, UPS, 3M 등은 대부분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GE는 공급망 혼란으로 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해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습니다. 3M도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어려움을 언급한 댓가로 3% 하락했습니다. UPS는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늘었지만, 배달 패키지 수는 더 적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월풀의 경우 "수요 전망이 악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거세지고 있다"라면서 올해 매출을 기존 가이던스(5~6% 성장)보다 낮은 2~3%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익 전망치도 주당 24~26달러로 기존 가이던스(27~29달러)보다 낮췄습니다. 펩시코, UPS 등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들이 내놓는 가이던스가 2020년 2월 이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13개 기업이 전망치를 낮추는 하향 가이던드를 공개했다는 것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분기 어닝은 월가 추정치를 상회하겠지만, 2022년과 2023년 어닝은 벌써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과 이익에서 모두 월가 예상을 넘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고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월가는 클라우드 매출을 189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19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죠. 전체 클라우드 사업은 26%, 애저 관련은 46%나 성장했습니다. 오늘 정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3.74% 내렸는데, 지금 시간 외에서는 1%가량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가 움직임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 평은 나쁘지 않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월가의 매출과 이익 추정치 모두 약간 밑돌았습니다. EPS는 24.62달러로 예상치 25.91달러를 상당 폭 밑돌았습니다. 매출은 680억 달러로 예상치 681억 달러와 약간 차이가 납니다. 클라우드 사업은 매출이 58억 달러로 예상치 57억 달러를 넘어섰는데요. 문제는 유튜브에서 나타났습니다. 경제 재개로 인해 시청자가 줄고 틱톡과의 경쟁 가속화 등으로 인해 매출이 시장 예상치 75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68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장중 3.59% 내렸는데, 시간 외에서도 한때 6%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알파벳 측은 70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월가는 그동안 넷플릭스, 메타 등에서 목격된 팬데믹 수요 감소에 대해 걱정해왔습니다. 그런데 알파벳에서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나타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세워 선방한 것입니다. 다만 알파벳은 그동안 유튜브 성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져 멀티플이 20배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더는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하나 더 눈여겨볼 게 있습니다. 조금 전 실적을 공개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입니다. 1분기 매출과 EPS는 모두 예상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2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42억~48억 달러, EPS 1.84~2.26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월가 콘센서스 2.28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중국의 봉쇄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정적 가이던스가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최대 8%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날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미 국채 금리는 다시 급락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6.1bp 내린 2.767%, 2년물은 무려 18.4bp나 폭락한 2.538%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한 때 2.725%, 2년물은 2.496%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48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입찰에는 투자자가 몰려 낙찰 금리가 발행 당시 금리(WI)보다 1.1bp 낮은 2.585%로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739배로 전달의 2.463배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2년물 금리가 내린 것은 미 중앙은행(Fed)가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진 탓"이라며 "그래서 중립금리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9일 발표되는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달(5.4%)보다 낮은 5.3%로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단기 금리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Fed가 일주일 뒤 열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란 게 콘센서스입니다. 6월에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이후 Fed의 긴축 경로는 불투명합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Fed는 향후 두 번의 50bp 인상에 대해 강하게 암시했지만, 여름 이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Fed 위원들이 신속하게 중립금리까지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2.25~2.5%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르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네 번 연속으로 50bp를 올려 (중간선거 전인) 9월까지 중립금리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향후 두 번 50bp를 올린 뒤 남은 네 번의 회의에서는 25bp씩 올려 연말에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처럼 빨리 올리면 경착륙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75bp 인상 얘기가 나올 때마다 모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5월 혹은 6월에 시작될 대차대조표 축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합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날 "40년 내 최고치로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Fed는 기준금리를 5~6%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도 대차대조표 축소로 25bp 정도를 대체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좀 낮게 잡은 겁니다. 뿌리내리고 있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와 뜨거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2.5%까지 올리는 건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도이치뱅크는 특히 중립금리 수준을 약 5%로 추산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를 올리면 10년물 금리도 4.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런 긴축과 금융시장 격변은 "내년 말까지 경제를 심각한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침체는 겪겠지만 Fed가 더 빠르고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수록 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인플레이션이 놀랄 만큼 낮아질 수 있다면서 Fed가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지금의 긴축 경로를 수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반기까지 성장 둔화를 예상하지만, 여전히 주식이 견실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1. 역풍을 감안할 때 성장은 훌륭하게 유지되고 있다=1분기 실질 GDP가 1%대가 예상되지만최종 국내 수요(재고 및 무역 제외)는 훨씬 더 견고한 4%로 추정되고 있다.
2. 인플레이션은 아랫쪽으로 놀라게 할 수 있다=베이지북에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도 하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아래쪽으로 향하기 시작하면 Fed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상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3. 기업들은 여전히 자신있다=기업이 전망에 확신을 갖고 있다면 금리가 높아져도 계속해서 고용을 유지하고 투자할 수 있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3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0.8%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3으로 전달 107.6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케이스-실러 2월 주택가격지수는 연율 19.8% 상승해 1월 상승률 19.1%보다 높아졌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으로는 투자자 심리를 바꿀 큰 촉매제가 많지 않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올해 후반까지 증시는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분산 투자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