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주택자·신혼부부도 LTV 최대 80%…DSR도 풀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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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최초주택구입자 뿐 아니라 무주택·신혼부부·청년도 대출규제 완화
1기 신도시 용적률 300% 로 상향, 세입자도 입주 청약권·가점 등 검토
1기 신도시 용적률 300% 로 상향, 세입자도 입주 청약권·가점 등 검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청년 등 주택 실수요자에 대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아파트(주거지역) 용적률은 300% 이상으로 평균 100%포인트 이상 높여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인수위원회 부동산태스크포스(TF)는 최근 회의를 열어 부동산 대출 규제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새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놨던 중장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 규제의 경우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비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들 실수요자에 대해선 LTV를 최대 80%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DSR 규제도 장래 소득 등을 고려해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을 경우 집값의 80%까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세부적인 규제 완화는 시장 상황과 지역,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차등화될 수 있다.
현재 서울 등 투기 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는 LTV가 △9억원까지 40% △9억원 이상 15억원 이하 20% △15억원 이상 0 % 등으로 규제하고 있다. 84㎡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대부분 14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당초 인수위는 집값 급등 및 가계부채 등에 대한 우려때문에 LTV 완화 대상을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로 한정하기로 가닥을 잡았었다. DSR은 완화하지 않는 입장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앞세워 당선된 이후 공약이 하나 둘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대선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재건축 규제에 대한 입장도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TF는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아파트(주거지역)에 대해 용적률을 300% 이상 올려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종상향 등을 통해 500%까지 올려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 1기 신도시는 고층 아파트가 많아 평균 용적률이 169~226%에 그친다. 용적율이 평균 100% 이상 상향된다는 의미다.
30년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면제도 당초 공약대로 추진된다. 기존 세입자에 대해선 입주 청약권 또는 청약 가점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을 만들어 이런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선거를 치러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엔 반대하지 않는다”며 “새정부가 들어서면 빠른 속도로 입법이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건축·재건축 규제 완화에 신중하던 인수위 입장이 돌아선 것은 최근 지방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인수위 방침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상 대선 공약을 뒤집은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이날 출근길에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 번복 논란을 언급하면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가 발의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용적률 상향, 그 다음이 안전진단 간소화”라며 “저희는 그 외에도 주차장 리모델링이라든지, 기존 세입자에 대해 입주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든지, 가구 수가 늘어날 경우 교통 문제 해결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전날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 정비 사업은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1기 신도시의 경우 특별법 등으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슈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인수위 내 상당수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이 집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이 우후죽순으로 추진될 경우 이주민이 몰리면서 수도권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기존 주택의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일시에 사업을 추진하면 대규모 주택 멸실로 이주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다른 사업 방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인수위원회 부동산태스크포스(TF)는 최근 회의를 열어 부동산 대출 규제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새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놨던 중장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 규제의 경우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비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들 실수요자에 대해선 LTV를 최대 80%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DSR 규제도 장래 소득 등을 고려해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을 경우 집값의 80%까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세부적인 규제 완화는 시장 상황과 지역,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차등화될 수 있다.
현재 서울 등 투기 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는 LTV가 △9억원까지 40% △9억원 이상 15억원 이하 20% △15억원 이상 0 % 등으로 규제하고 있다. 84㎡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대부분 14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당초 인수위는 집값 급등 및 가계부채 등에 대한 우려때문에 LTV 완화 대상을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로 한정하기로 가닥을 잡았었다. DSR은 완화하지 않는 입장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앞세워 당선된 이후 공약이 하나 둘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대선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재건축 규제에 대한 입장도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TF는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아파트(주거지역)에 대해 용적률을 300% 이상 올려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종상향 등을 통해 500%까지 올려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 1기 신도시는 고층 아파트가 많아 평균 용적률이 169~226%에 그친다. 용적율이 평균 100% 이상 상향된다는 의미다.
30년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면제도 당초 공약대로 추진된다. 기존 세입자에 대해선 입주 청약권 또는 청약 가점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을 만들어 이런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선거를 치러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엔 반대하지 않는다”며 “새정부가 들어서면 빠른 속도로 입법이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건축·재건축 규제 완화에 신중하던 인수위 입장이 돌아선 것은 최근 지방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인수위 방침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상 대선 공약을 뒤집은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이날 출근길에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 번복 논란을 언급하면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가 발의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용적률 상향, 그 다음이 안전진단 간소화”라며 “저희는 그 외에도 주차장 리모델링이라든지, 기존 세입자에 대해 입주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든지, 가구 수가 늘어날 경우 교통 문제 해결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전날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 정비 사업은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1기 신도시의 경우 특별법 등으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슈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인수위 내 상당수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이 집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이 우후죽순으로 추진될 경우 이주민이 몰리면서 수도권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기존 주택의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일시에 사업을 추진하면 대규모 주택 멸실로 이주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다른 사업 방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