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데이브 칼훈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으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면서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칼훈 CEO는 이날 보잉의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에어포스원 계약에 따른 손실이 현재까지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앞으로 추가 손실을 기록할 위험이 남아 있다”며 “보잉은 에어포스원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 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보잉은 2018년 데니스 물렌버그 전 CEO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40억달러 규모의 에어포스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후 “(보잉의 에어포스원 계약은) 통제 불능”이라며 계약 취소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었다. 보잉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새 계약으로 보잉 747기 2대를 개조해 에어포스원을 만들기로 했다. 또 초과 비용은 연방정부가 아니라 보잉이 부담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잉이 우리에게 좋은 거래를 제공했다”며 환영했다. 보잉과의 재협상으로 15억달러를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의 상징색인 연한 파란색을 빨강·하양·짙은 파랑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보잉은 이날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3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160억달러)를 밑돌았다. 순손실은 12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불어났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