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첫 출하된 케이캡 중국 제품사진 / 사진 제공=HK이노엔
중국에서 첫 출하된 케이캡 중국 제품사진 / 사진 제공=HK이노엔
HK이노엔이 기술수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중국에서 첫 출하됐다. 지난 13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지 15일 만이다.

중국 뤄신제약은 28일(현지시간) 케이캡 첫 생산을 완료해 약을 공식으로 출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국 병원과 인터넷 병원, 소매 약국에 약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큰 즐거움을 돕는다’는 의미의 ‘타이신짠(泰欣赞)’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된다.

HK이노엔은 2015년 중국 협력사인 뤄신과 9500만달러(약 1168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뤄신은 2017년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해 2020년 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케이캡의 중국 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뤄신이 생산과 유통을 담당한다. 뤄신은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화기 분야 전문 회사다. 3000여명의 영업 인력을 통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중국 출시에 따른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와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뤄신제약으로부터 받을 예정이다.

케이캡 첫 출하에 속도를 높였다는 게 뤄신의 설명이다. 케이캡은 당초 중국에서 올 2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뤄신 측은 “타이신짠의 허가 후 출하까지의 기간이 회사의 약 중 가장 짧다”며 “중국 환자들이 약의 혜택을 조기에 누리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 신약이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가 빠르고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야간에 분비되는 위산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HK이노엔의 설명이다.

뤄신은 2년 내 케이캡의 연매출을 10억위안(약 1900억원)으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다. 중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0년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3분기 누계 기준 약 3조1000억원으로 미국(약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뤄신은 케이캡 첫 출하와 함께 이를 기념하는 출하식도 열었다. 행사에는 류전텅 뤄신제약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회사 경영진과 수천명의 뤄신 직원이 참석했다.

류전텅 CEO는 “타이신짠 품목허가 후 사회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약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회사가 있는) 중국 산둥성 과학기술 수준 및 중국의 신약 연구개발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돼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뤄신은 타이신짠의 적응증을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제형도 기존 정제에 이어 주사제까지 범위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