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차이커뮤니케이션 상무
장재혁 차이커뮤니케이션 상무
“소비자는 TV광고를 본 순간, 바로 검색하고 리뷰를 찾아봅니다”

장재혁 차이커뮤니케이션 상무는 “예전처럼 브랜드를 기억했다가 떠올리는 전통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 소비자가 많지 않고, 그 대신 광고를 보자마자 검색과 리뷰를 살펴보는 능동적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대행사도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대행사는 광고주가 몇 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캠페인을 하면 어떤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통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상승을 이야기했다”며 “그러면서 광고비와 매출간의 관계를 애매하게 설명했고, 그로 인해 광고 캠페인은 성공했지만 그 성공이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장 상무는 대홍기획, 오리콤, 엘베스트,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등을 거쳐 2017년 차이커뮤니케이션에 조인했다. 현재 차이커뮤니케이션에서 광고캠페인전략과 클라이언트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차이커뮤니케이션의 이름으로 집행되는 광고캠페인의 Quality Control과 신규 및 기존 광고주를 핸들링하는 업무가 주요 역할이다.

Q: 회사를 소개하면

A: 차이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창립해 18년 동안 디지털광고마케팅을 리드해왔다고 자부한다. 디지털 시대에 광고마케팅의 트렌드를 이끌고 새로운 시도를 항상 고민해왔다.

광고 캠페인은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이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의 향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예상되는 매출과 실적을 이야기한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브랜딩 캠페인과 이를 통한 디지털 공간에서의 실질적인 매출향상의 방법까지 통합적으로 고민하는 Digital IMC조직이기 때문이다.

브랜딩 캠페인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익숙하게 한 뒤에 퍼포먼스 캠페인을 통해서 이를 구체적인 매출로 이어지도록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Q: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A: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SNS상의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는 Tech본부가 중추역할을 한다. 대부분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는 Tech본부에서 개발한 신디(CINDY)는 빅데이터와 소셜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을 뽑아내고 퍼포먼스 캠페인의 고도화를 위해 큐레이더(Curader) 등의 대쉬보드를 직접 만드는 등 전통적인 대행사라면 외주로 진행했던 부분을 내재화해서 직접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획팀과 디지털팀의 구분이 없다. 모든 기획팀이 디지털팀이고 모든 구성원이 철저하게 디지털라이즈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획팀이 단순히 15초 TV광고 위주로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상황과 과제에 따라 15초 광고, 1분짜리 콘텐츠, 굿즈캠페인은 물론 소셜 캠페인까지 능동적 소비자와 접할 수 있는 모든 마케팅 툴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가 퍼포먼스 본부안에서 ATL+디지털+OOH까지 통합 운영되고 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의 미디어 플래너는 모든 미디어 영역의 진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Q: 마케팅 성과 사례는

A: 나름 최고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도 의미있었던 순간을 맛 본 캠페인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첨단 디지털테크도 그 흔한 디지털트렌드도 반영되지 않았던 캠페인이다.

바로 코로나로 온 국민이 힘들어 하던 2018년 여름 집행되었던 아시아나항공 ‘여행이 떠났다’ 캠페인이다. 전세계적으로 항공 및 여행산업이 침체된 시대상을 “처음으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라는 메시지로 정의해 새로운 관점을 전달하려고 했고 그 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우리는 흔히 이 시대의 브랜드가 담아가야 할 가치를 ‘진정성’이라는 한 단어에 모든 솔루션이 있는 듯 이야기한다. 맞는 이야기이고 보편타당한 화두이지만 우리는 이를 시대적 맥락(국민에 대한 위로)과 업의 본질(항공/여행)이라는 구체적 스토리텔링으로 진정성을 구체화시키고 이를 소비자가 공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어 광고 캠페인이 낼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만들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주요 매체에서 총 2400만뷰를 기록하면서 증명되었고 무엇보다 광고를 잘했다는 정량적 성공의 관점보다 소비자(국민)와 아시아나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 한가닥을 선물한 것이 가장 큰 KPI였다고 생각한다.

Q: 다른 사례는

A: 최근 성과 중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대행사들과 경쟁해서 승리한 노랑통닭 경쟁PT가 있다. 사실 노랑통닭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오직 아이디어만으로 기존 종합광고대행사가 아닌 차이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해 주신 것이 더욱 특별했다.

그리고 경쟁PT에서 제안된 아이디어가 특별한 수정 없이 이번에 ‘바삭대표선거’ 캠페인으로 현실화되었으니 개인적으로 더욱더 큰 영광이었다. 무엇보다 노랑통닭 바삭대표선거 캠페인은 시대의 흐름을 가장 잘 읽은 가장 시의 적절한 캠페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5년 마다 한번씩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라는 큰 이슈를 활용해서 마동석이라는 모델을 가나다라마 등 5명의 후보로 표현한 것도 그렇고 1명의 모델을 5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와 이름을 활용하는 유니버스의 트렌드를 담은 것도 그렇고 또한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직접 응원 및 투표를 하면서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IMC캠페인이기 때문이다.

요즘의 트렌드를 잘 읽은 덕분에 온에어 이후 광고주뿐 아니라 소비자로부터의 반응도 뜨거워 광고 기획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준 캠페인이었다.

“소비자는 TV광고 본 순간, 바로 검색하고 리뷰 찾아봅니다”


Q: 본인의 장점은

A: 몇 년전 무한도전에 출연한 JYP 박진영씨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작업할 때 뭐든지 한 단어에서 시작한다” 당연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광고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말이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는 모두 ‘콘셉트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 장점이라고 이야기하기 보다 제가 지향하는 업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디지털마케팅이 Normal이 되어버린 광고마케팅이라는 업에서 다시 가장 기본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각적 반응, 단말마적 메시지, 맥락을 잃어 버려 갈 곳 없는 스토리 등 어느 순간 디지털 광고마케팅의 미덕이 횡행하던 시절에 우리가 가지고 가야 할 정체성이 바로 앞서 말씀드린 콘셉트크리에이터가 아닐까 싶다. 이를 장점으로 승화하기 위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세상의 모든 Creative Source에 눈과 귀를 열어 놓는 것이다.

어제 본 예능 프로그램 하나,드라마 대사 한마디 그리고 소설 책의 한 문장 등등.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영감과 인사이트의 원천을 얻어 나만의 Original Source를 채워 놓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원천을 이용하여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노하우는 사실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어려운 ‘위화감부여하기’라는 화두이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업의 창의성은 ‘관계없어 보이는 요소들끼리 연결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위화감을 느껴지도록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위의 역량을 나만의 장점으로 갖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하는 명제는 바로 ‘세상의 모든 자극을 내 안에 아카이빙하자!’라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업계의 변화 흐름은

A: 디지털 광고마케팅 분야에도 단기적인 유행(fad)이 많지만 큰 흐름에서의 변화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단순한 인지도 보다는 소비자와의 관계구축이라는 화두를 중요시 하는 브랜드가 늘었다는 점이다. 획일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벗어나 이제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아지고 그 접점의 성격에 맞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변주하는 디지털환경에서는 소비자의 좋은 평판과 독특한 경험이 브랜드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차이커뮤니케이션과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병따개 ‘스푸너’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얻자 스푸너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판매채널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참이슬 한방울잔, 백팩 등 브랜드가 획일화된 창구를 통한 인지도에 얽매이지 않고 관계 및 경험 중심의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인지와 도달위주의 마케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디지털시대의 브랜드는 한가지 고정된 메시지가 아니라 다양한 SNS상의 언급, 주제어, 연관어 등을 생성해내고 이를 분석하고 데이터화시켜 향후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Q: 두번째 변화 흐름은

A: 두번째 변화는 브랜드들에게 ‘브랜딩’이라는 지향점 보다는 데이터기반의 성과주의 광고목표가 주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 즉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보여지는 성과(ROAS/ROI)를 주요 KPI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차이커뮤니케이션에서 회사 차원에서 중요한 클라이언트를 영입했는데 바로 대한민국 No1 뷰티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탈모샴프 ‘라보에이치’였다. 기존 코스메틱브랜드의 루틴대로 인지도 중심의 TVCF를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대신 보다 세분화된 미디어 터치포인트를 공략하기 위해 타깃(2039)구매 프로세스 기반의 채널광고마케팅 전략을 제시하였고 이를 아모레퍼시픽이 채택해 준 결과였다.

영상캠페인의 경우도 실질적 성과위주의 KPI 달성에 초점을 맞춰 메인영상과 타깃의 관심사 기반의 정보성 영상콘텐츠 그리고 제품의 사용리뷰를 중심으로 하는 인플루언서 콘텐츠까지 효율적으로 접점에 맞게 배치하여 결과적으로 캠페인 이전 대비 브랜드검색량은 227%증가, ROAS는 1197%증가, 홈페이지 회원 가입 3.8배 증가 등 당초 목표로 한 KPI를 달성했다.

이처럼 이제 많은 브랜드들이 광고캠페인이 세일즈에 얼마나 효과적이냐라는 증거를 광고대행사에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 Digital Normal시대에 많은 브랜드들이 절대다수의 소비자를 상대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들에게 소비자는 이제 다수의 덩어리가 아닌 새로움에 반응하는 생명체이자 취향으로 파편화된 개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Q: 회사의 마케팅 이슈는

A: 차이커뮤니케이션은 광고업계에서 드물게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회사다. 이미 3년 전부터 가상공간에서 마케팅 시장이 새로 열릴 것이라는 판단 하에 회사 내에 ‘버추얼 본부’를 꾸려서 XR(확장현실), VR(가상현실),웹XR 등을 준비해 왔다.

이러한 자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나와 있는 가상인간 수준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메타휴먼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려고 영상디자인, 모션캡처 기술, 휴먼디자인, 특수효과 등 해외3D 기술 전문가를 대거 채용해 기술적 토대를 쌓고 있다.

광고회사가 왜 IT기술에 집착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술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절박하게 변화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웹사이트에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나름 혁신 사업으로 인식됐는데 어느새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마케팅은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바뀌었고 이런 변화의 트렌드를 먼저 선점해야 마케팅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디지털이 세상에 트렌드가 되면서 우리는 New Normal이라는 화두로 새로운 기준을 이야기했고 이제는 디지털퍼스트시대가 되어 New가 빠진 말 그대로 누구나가 인정하는 Normal시대를 맞이 했다. 앞으로 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가는 광고대행사로서 Better Normal의 관점에서 차이커뮤니케이션만의 혁신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갈 것이다.

이것이 차이커뮤니케이션이 메타버스/메타휴먼/웹XR에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제 성과로 보여주고자 하는 이유다.

■ Interviewer 한 마디

“‘망치를 가진 사람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기 하나씩의 주무기인 망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닥치는 모든 문제를 망치로만 해결하려는 편협한 시야를 갖는 것이죠.”

장재혁 상무는 어떠한 자질과 노력이 성공적인 광고인(마케터)의 조건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장 상무는 자신이 존경하는 광고계선배님께서 평소 하신 말씀을 소개하고 싶다며 “우리가 하는 이 일을 직(織)으로 대하지 말고 업(業)으로 대하라”라는 말을 소개했다.

장 상무는 “단순한 직책과 직급 등 직장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기 보다는 광고마케팅의 업에서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고 향후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그래야 비로소 자신만의 커리어 로드맵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의 정체성이 명확한 사람은 모든 자극과 현상에서 영향을 받고 우리 업이 그렇듯 그 영향을 무기로 문제를 크리에이티브하게 해결하여 타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결국, ‘영향을 받는 사람이 영향을 미친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상무의 조언은 ‘자신이 가진 망치만 너무 믿지 말고, 업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설정한 뒤 항상 유연한 자세로 대응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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