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영화 '하루낮 하루밤' 분석…"화려한 편집"
"北 신작 영화, 김정은 '김일성급' 묘사로 결사옹위 메시지"
북한이 6년 만에 내놓은 새 영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김일성 주석 반열에 올려 결사옹위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 이지순 연구위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지난 9일 북한이 공개한 신작 영화 '하루낮 하루밤'의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다.

이 위원은 영화의 배경인 1958년은 북한 정권 수립 10주년이자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성된 해이고, 올해는 김정은 집권 1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1958년 북한은 대외적으로 중국·소련과 갈등하고, 대내적으로 권력투쟁이 겹친 상태에서 전후 복구를 나름 성공적으로 해냈는데, 이는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오늘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화에서 주인공은 김일성 주석을 위협하는 '반당반혁명 종파'를 고발하는 데 힘을 쏟는데, "김정은 시대의 '현대판 종파'는 2013년 장성택 사건"이라고 이 위원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1958년의 상황을 2022년에 대입해 자력갱생의 유산과 전통을 계승, 현재의 난관을 이겨내자는 것이며 김정은의 지위를 수령으로 격상해 결사옹위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석했다.

수령 결사옹위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해야 자력갱생으로 대북제재에 대응하고, 전후 복구 시기와 같이 내핍을 견뎌 천리마 시대의 기적을 불러올 수 있다는 논리다.

아울러 이 위원은 이번 영화가 정치적 상징성은 물론 스릴러물 구성과 화려한 편집으로 통속적 재미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는 대중의 문화향유 욕구를 충족하고 '조선영화'라는 브랜드 가치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봤다.

북한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외부문화를 단속하고 있는데, 무작정 억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당근'도 제공한다는 얘기다.

"北 신작 영화, 김정은 '김일성급' 묘사로 결사옹위 메시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