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지표' 경매 낙찰가율도 반등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빌라·오피스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서강대·홍익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인접한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소형 오피스텔 매수 문의가 2~3배 수준으로 부쩍 늘었다. 전월세가 아닌 매수 문의가 늘어난 것은 거의 2년 만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대는 오피스텔보다 빌라가 많은데, 소형 빌라 문의도 덩달아 늘었다"며 "실제 매매가 활발해진 것은 아니지만, 문의가 늘어나니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가 거래도 발생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sk허브블루' 전용 35㎡는 지난 11일 이전 최고가보다 400만원 오른 2억5400만원에 거래됐다. 소형 오피스텔은 2020년 8월 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합산하기로 하면서 하락세를 탔다. 이 오피스텔도 정책 여파에 2020년 11월 2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간 바 있다.
마포구 창전동 빌라인 '이안휴빌' 전용 48㎡ 1층은 최근 4억5000만원에 팔렸다. 실거래가 많지 않은 빌라의 특성 탓에 정확한 시세 비교는 어렵지만, 바로 옆 비슷한 면적의 '이안휴빌2차' 2층이 지난해 4억1000만원에 팔렸던 것에 비해 4000만원 올랐다.
신수동의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빌라와 아파트가 섞여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렵고, 주민들 의견도 갈리는 탓에 다른 지역에 비하면 개발 기대감이 낮은 편"이라면서도 "작년과 비교해 가격이 최근 2000만~3000만원씩은 올랐다"고 말했다. 일대 소형 빌라·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위는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 시 소형 빌라·오피스텔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혜택 대상에 전용 59㎡ 이하 빌라나 다세대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포함해 민간의 소형 임대 물량을 늘리되, 같은 혜택을 줬을 때 매물 잠김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는 제외한다는 구상이다. 임대의무 기간을 채운 매물에 대해서는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새 정부에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현실화하면 등록임대주택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임대사업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인수위가 검토하는 것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2020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철폐를 골자로 하는 7·10 대책이 나오면서 임대사업자 제도가 사실상 폐지됐는데, 이 기간 등록임대 주택은 55만 가구에서 147만 가구로 급증했고, 임대사업자도 16만명에서 49만명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법원경매에서도 빌라·오피스텔의 낙찰가율이 반등하고 있다. 경매 참여자들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할 때 응찰가격을 높게 쓴다. 빌라 낙찰가율은 지난달 90.2%까지 떨어졌었지만, 이달 94.0%까지 반등했다. 감정가 1억원짜리 주택이 지난달 9020만원에 낙찰됐다면, 이달에는 940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이 기간 오피스텔 경매 낙찰가율도 91.9%에서 100.7%로 대폭 올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