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듀센형 근이영양증(DMD)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PF-06939926)에 대한 임상 3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임상 1b상에 참여한 환자 중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을 보류시킨 조치가 해제되면서다.

화이자는 28일(미국 시간) DMD 치료제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3상(CIFFREO)을 재개하며, 미국 현지에도 임상시험 기관을 새로 연다고 발표했다. 3상 재개를 위해 화이자는 FDA의 각종 요청에 대해 응답한 것은 물론 임상 설계(프로토콜)를 일부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CIFFREO는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4~7세 남아가 대상이다. 총 99명을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앞선 1b상에서 사망 환자 1명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2월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사망 환자는 보행이 가능한 환자군과 보행이 불가능한 환자군 중 보행이 불가한 환자군에서 나왔다. 화이자는 “보행이 불가능한 DMD는 증상이 더 심각한 것은 물론 심장 기능장애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환자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7일의 입원 기간을 프로토콜에 새롭게 포함시켰다”고 했다.

임상 3상이 재개될 수 있었던 까닭에는 애초 보행이 가능한 DMD 환자만을 임상시험군에 포함했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사망 환자가 발생한 환자군과, 임상 3상에 참여하는 환자군이 서로 다른 것이다.
화이자는 임상 3상에서 보행이 가능한 환자를 모집한다고 프로토콜에 명시했다.
화이자는 임상 3상에서 보행이 가능한 환자를 모집한다고 프로토콜에 명시했다.
CIFFREO가 진행 중인 국가는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한국 러시아 등 12개국이다. 영국 캐나다 대만 스페인 벨기에의 규제 당국은 3상 연구의 재개를 승인했다. 한국 또한 3상의 재개 여부를 이른 시일 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듀센형 근이영양증이란 남아 3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여아에게서도 드물게 발생). ‘X’염색체의 ‘p21’에 존재하는 디스트로핀 유전자가 결핍돼 생기는 질환으로 근육조직이 지방으로 대체되는 등 변형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근력이 저하되고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보행이 불가능해진다. 개발된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PF-06939926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전달체로 이용하는 유전자치료제다. AAV를 통해 환자에게 결핍된 인간 디스트로핀 유전자를 전달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