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회복세를 띠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부동산 규제 완화 수준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수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일단 주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5로 지난주(91.4)보다 하락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7.0으로 지난주(89.1)보다 2.1포인트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설문하고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 2월 말 이후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했다. 다음달 출범하는 새 정부가 재건축·재개발·세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한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집값이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인수위가 속도 조절을 시사해서다. 이번주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꺾인 것도 이 같은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23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수 사례가 40.7%인 503건으로 분석됐다. 전달(36.0%) 대비 4.7%포인트 뛰었다. 2030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 내서 투자)를 통해 주택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