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타액)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키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다. 콧속 깊숙이 면봉을 찌르는 대신 침을 뱉어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하는 제품이다. 콧속 검체 채취에 어려움을 겪어온 영유아, 어린이, 고령층 등의 코로나 검사가 손쉬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체외진단 업체 피씨엘이 개발한 타액 검체 기반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 사용을 정식 허가했다고 29일 밝혔다. 피씨엘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침을 뱉어 간편하게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제품이다. 시약 통에 종이 깔때기를 꽂고, 30초 동안 모은 침을 뱉어 검사하는 방식이다. 전문가용으로는 작년 6월 승인받았고, 이번에 일반인의 자가 진단용으로도 허가가 났다.

타액 기반 신속항원진단키트는 검사 10분여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양성 확인율(민감도)이 94%, 음성 확인율(특이도)은 99%다. 기존 비인두·비강 검체를 채취해 진단하는 수준의 정확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피씨엘은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약국과 편의점 등에 타액 기반 신속항원진단키트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유전자증폭(PCR) 방식에 비해 단가는 20분의 1 수준이다. 기존 콧속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신속항원진단키트보다는 높은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타액 검체 기반 코로나19 진단키트 허가를 받았다”며 “매출 등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진단업체들이 피씨엘과 같은 방식의 신속항원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 곳은 없다.

피씨엘의 타액 기반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허가를 받았다. 작년 7월 유럽 허가 전문기관(NB)에서 정식 사용 승인을 받아 유럽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지난 11일 사용 승인을 얻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수출한 타액 신속항원진단키트는 약 1억 개”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