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작년에만 4억7천만원 지원…매출 증가분 25%는 품질 개선에 써"
중간 가격 메뉴·도시락 등 확대 모색…총학과도 대화
가격 올리기도 어렵고 적자는 커지고…서울대 학식의 딜레마
최근 학생식당 밥값을 올렸다가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대가 식대 인상 후에도 수익성을 뚜렷이 개선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지난달 1일자로 학생 식당 식대를 기존 3천∼6천원에서 4천∼7천원으로 1천원 인상했다.

'천원의 밥상'이라고 불리는 1천원짜리 백반은 가격을 유지했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기준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1천원 백반의 제조 원가는 3천199원이었다.

이 백반의 공식 판매가는 2천200원으로 책정됐지만, 서울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의 지원금을 활용해 학생들에게는 1천원에 제공된다.

서울대가 지난해 1천원 백반의 가격 보조금으로 생협에 지원한 금액은 약 2억6천200만원(농정원 지원금 3천200만원 포함)이다.

또 인상 전 판매가 3천짜리 세트 메뉴의 제조 원가는 4천222원, 4천원 짜리 메뉴는 5천190원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 후에도 여전히 '팔수록 적자' 상황이라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아울러 서울대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생협의 매장 임대료 2억4천200만원을 면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1천원 백반의 판매량이 평년보다 적었는데도 가격 유지를 위해 순수 학교 지원금만 2억3천만원 가량 들었다"며 "대면 수업으로 식사량이 늘어 올해 학교 지원금은 3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올리기도 어렵고 적자는 커지고…서울대 학식의 딜레마
이어 "작년에만 생협에 식대 보조금과 임대료 총 4억7천만원을 지원했다"며 "올해 1학기에도 임대료를 면제했기 때문에 사실상 1억2천만원가량을 추가로 지원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생 식당 가격 인상으로 효과로 지난 4월 생협 매출은 약 1억2천만원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매출 증가분 가운데 25%는 식사 질 개선에, 나머지 금액은 앞서 발생한 적자 보전에 사용된다고 서울대 측은 설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가격 인상으로 1년 매출이 약 10억원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년 20억원씩 적자가 났던 상황"이라며 "매출 증가분 중에서도 매달 3천만원씩 총 3억6천만원은 식사 질 개선에 환원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는 '중간 가격대 메뉴'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4천원 수준의 중저가 메뉴를 충당할 계획이다.

현재 생협 학생 식당에서 판매하는 전체 메뉴 중 4천원대 메뉴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인데, 이를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던 일부 학생 식당을 재개장해 밀키트, 도시락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생협 측은 오는 3일 총학생회와 함께 식대 인상 문제를 논의하는 '생협과의 대화'를 연다.

제62대 총학 출범일인 지난달 1일 식대가 인상된 만큼 총학이 학생 사회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