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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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착용했던 마스크를 이제 야외에서는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위 '확찐자'로 불리는 이들은 이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바로 마스크에 숨겨뒀던 넉넉한 얼굴 살 때문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영양결핍과 비만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 환자 수는 3만170명으로, 2017년(1만4966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비만 환자는 9676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3.4배, 여성 환자는 2만494명으로 1.68배 증가했다.

심평원은 "인스턴트, 배달 음식 섭취 증가와 함께 운동 부족 현상이 심화한 것을 최근 비만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스턴트 음식 등 섭취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21.5%, '배달 음식 섭취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38.5%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했을 때 '신체활동이 줄었다'는 응답은 52.6%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이젠 마스크도 벗는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는 2일부터는 실내에서만 마스크를 쓰면 된다. 코로나19 유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안정기에 접어들자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감염 위험을 판단하도록 마스크 착용을 선택에 맡긴 것이다. 다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관람객 수가 50명이 넘는 공연·스포츠 경기 등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정부는 "이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는 과태료가 부과되는 장소나 상황을 제한한 것"이라며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개인의 자율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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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소식에 대다수의 시민은 반가워했지만, 늘어난 체중에 고민이 많아진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기가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열심히 운동하고 있지만, 얼굴 살은 유독 더 빠지지 않는 느낌, 그들은 알고 있다.

서성익 서울 365mc병원 얼굴지방흡입센터장의 도움말에 따르면 10~20대 젊은 층에서 얼굴 살의 원인으로는 흔히 '젖살'이 지목된다. 서 원장은 "의학적으로 젖살이라는 용어는 정의된 바 없다"며 "만 15~20세에는 피하지방도 늘어나며 성장을 마친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피하지방이 증가하는데, '볼살'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먼저 얼굴 살 관리를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는 '적절한 체중감량'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과체중 이상이라면 정상 체중 범위로 되돌리면 얼굴도 함께 갸름해질 것"이라며 "단, 체지방을 감량해 몸은 날씬한데 여전히 얼굴만 통통하다면 젖살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화로 인해 얼굴 살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서 원장은 "흔히 노화가 일어나면 얼굴 살이 빠진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며 "얼굴에서 통통해야 할 앞볼과 뺨 등은 빈약해지지만, 이중 턱과 턱선 라인은 오히려 지방이 축적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늦은 시간까지 불규칙하게 식사하거나, 짠 음식을 지나치게 즐기는 생활 습관에 의해 얼굴이 커 보이는 경우도 있다.

서 원장은 "얼굴이 자주 붓는 것은 일종의 '특발성 부종'일 확률이 높다. 특발성 부종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하며, 생리 주기의 영향도 받는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세혈관벽의 투과성 변화나 오래 서 있거나 앉아서 일하는 습관, 호르몬 문제 등이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럴 경우 야식을 피하고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등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부종을 만드는 습관이 오래되면 결국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얼굴 살을 빼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집에서 시도할 수 있는 얼굴 살 빼기 방법은 셀프 경락, 얼굴 마사지, 부기 빼는 차를 마시는 방법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서 원장은 "테니스공을 턱과 목 사이에 끼고 고개를 누르는 것도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며 "이 방법은 목을 지지하는 흉쇄유돌근과 넓은목근을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어서 이중 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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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충분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체중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내분비계 질환인 쿠싱증후군(Cushing Syndrome)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이민경 명지병원 교수에 따르면 쿠싱증후군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르티솔(당질 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이 과다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내분비 질환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돼 신체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면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쿠싱증후군을 겪는 환자들은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근 모양을 보이고, 목과 어깨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모습을 띤다. 특히 복부에 지방이 몰리고 상대적으로 팔다리는 가늘어 보이는 '거미형 체형(중심성 비만)'이 많다.

이렇다 보니 비만과 혼동해 살을 빼기 위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 장기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이는 오히려 치료 시기를 늦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고혈압, 혈당 상승, 골다공증, 근력저하, 생리불순, 성 기능 이상, 여드름, 홍조, 감정 불안 등이 있다. 3개월 이상 다이어트 노력에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쿠싱증후군은 비만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기 어렵고, 자각하는 분들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쿠싱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나 장기간 다이어트 노력에도 체중 변화가 없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