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은 수학 반영비율 하향 조정…"대학들 통합수능에 대응"
주요대 2024년도 수시 '수능최저' 완화…문과→이과 교차허용도
일부 대학이 2024학년도 입학 수시 모집에서 문과 수험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담을 완화했다.

1일 종로학원의 각 대학 2024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분석에 따르면 고려대와 성균관대, 서강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이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2023학년도보다 완화한다.

수능 최저기준은 학생기록부 등으로 수시 합격한 응시자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능 성적이다.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이 첫 문·이과 통합형이었던 데다 난이도가 높았던 '불수능'이었던 만큼 문과생들이 특히 수학에서 1, 2등급 확보가 어려워져 수시 최저를 충족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2024학년도 고려대는 인문계열 학생부교과(학교추천) 전형의 수시 최저를 '3합 6(3개 등급 합 6)'에서 '3합 7'로, 학생부종합(학업우수) 전형은 '4합 7'에서 '4합 8'로 완화해 자연계열과 동일하게 맞춘다.

성균관대 인문계열 학교장 추천도 '3합 6'에서 '3합 7'로 완화되며 서강대 인문은 지역균형을 '3합 6'에서 '3영역 각 3등급'으로, 논술을 '3합 6'에서 '3합 7'로 완화한다.

건국대와 동국대도 논술전형에서 '2합 4'를 '2합 5'로, 홍익대도 인문계열 최저기준을 '3합 7'에서 '3합 8'로 완화한다.

정시에서 인문계열의 수학 반영비율을 하향 조정한 대학도 나타났다.

성균관대 인문은 수학 반영비율을 2023학년도 35%에서 2024학년도 30%로 축소하고,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철학과 등은 30%에서 25%로 축소한다.

정시에서 문과 학생들의 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움직임도 있다.

성대는 자연계 학과에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 응시자도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탐구 과목 중 과학탐구도 1과목 이상만 응시하면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서강대도 자연계 학과에 확률과통계, 사회탐구 2과목 응시자의 지원이 가능해진다.

이는 대학들이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유불리 논란이 벌어진 데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이과생들이 높은 수학 점수로 정시에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사례가 많았다.

종로학원 표본조사 결과, 수능 수학 1등급 중 '확률과통계' 응시생들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고3 입시인 2023학년도 입시전형 계획은 지난해 통합수능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확정된 만큼, 통합수능 문제점에 대한 대학들의 대응이 반영된 입시는 2024학년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 인문계열은 2023학년도 25%였던 수학반영비율을 30%로 높이고, 건국대 경영학과, 정치외교학과 등은 30%에서 35%로 높인다.

한편, 절대평가인 영어에 등급대별 변화표준점수를 적용하는 첫 사례도 발생했다.

성균관대는 영어 난이도에 따른 등급대별 변환표준점수를 처음 도입하고, 중앙대는 수시에서 영어 2등급도 1등급으로 인정해 영어 영향력을 줄인다.

종로학원은 "매년 고르지 못한 영어 난이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수능 영어는 1등급 비율이 2020∼2022학년도 7.4%→12.7%→6.3%로 해마다 큰 차이를 보여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