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상장할 예정으로 우리사주가 나왔는데, 지금 다들 안 사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풀매수해서 퇴사 예정인데, 우리사주 사는 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SK그룹 보안 계열사인 SK쉴더스 한 직원은 이 같은 고민을 지난달 29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인 ‘블라인드’에 올렸다. 이 회사는 오는 1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 상장을 앞둔 공모주다. 이달 9~10일에 일반 투자자 청약받고, 이달 9일에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는 3만1000~3만8800원이다. 우리사주조합 청약 물량은 542만416주에 달한다. 우리사주조합은 회사 공모주를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SK쉴더스 직원의 글에는 "국내 물리 보안 1위 업체인 에스원이랑 다를 게 있나요. 에스원 주가와 주가수익비율(PER) 보면 답이 나올 것 같은데"라며 "요즘 같은 때에는 바로 내리꽂을 거 같다"는 답글이 달렸다.

이 회사 기업공개(IPO)를 놓고 부정적 시각이 강한 것은 '고평가 논란'과 맞물린다. 작년 3월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인 SK인포섹이 일반 물리보안업체인 ADT캡스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SK쉴더스는 지난해 매출 1조5497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거뒀다. 공모 희망가를 바탕으로 산출한 예상 시가총액은 2조8005억~3조5052억원이다. 물리보안 1위 업체 에스원의 시가총액(2조6181억원)을 웃돈다. 에스원의 작년 영업이익(1796억원)은 SK쉴더스를 넘어섰다.

지난달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석 SK쉴더스 최고전략책임자는 고평가 논란에 대해 "당사는 사이버 보안과 물리 보안의 역량을 모두 내재화한 회사"라며 "물리보안 사업만 하는 에스원과의 일대일 비교는 합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SK쉴더스의 물리보안 매출 비중이 59.2%에 달하는 만큼 가치 평가 과정에서 에스원을 떼놓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주매출 비중도 높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주식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공모 물량 2천710만2084주 가운데 46.67%에 달하는 1264만7639주가 구주매출 물량이다. 이 회사 2대 주주인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도 보유 주식 2798만2239주 가운데 1264만7639주를 이번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할 계획이다. SK쉴더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는 팔지 않은 주식 1533만4600주를 상장 후 6개월 후 매도가 가능한 만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장 후 6개월 되는 시점에 매도 물량이 쏟아질 우려가 적잖다는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