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인 베이징에 위치한 천안문 광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수도인 베이징에 위치한 천안문 광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개혁개방 40여년 만에 미국 다음의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35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발전은 성공적이고 눈부십니다. 중국이 과연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지 궁금합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저임금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분배 중심 경제정책)를 내걸고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평균소득을 끌어 올리려고 다양한 정책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기업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어, 투자위험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전체주의의 정치·경제 체제로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강력한 통제 시스템으로 강압 관리하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려운 일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방식 만으로도 중국의 통제시스템을 알수 있습니다. 상하이(上海)의 전면 봉쇄 같은 조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구축해 놓은 기존의 국제질서를 파괴하며,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나라로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전체주의 국가이며, 불공정 행위와 미국의 기술을 탈취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세계적인 명품을 산다고 해서, 중국인이 모두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중국은 이제 막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도달한 나라입니다. 수많은 국가가 1만 달러 근처에 갔다가 그 자리에 머물거나, 하향곡선을 그리며 추락했습니다. 결국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멕시코, 브라질, 터키, 남아공 등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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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 함정에 빠진 나라는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폭력, 범죄, 반정부 활동 등이 거세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가에 경제적 문제가 쌓이면, 국민들은 국가 운영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정치·사회적 갈등이 생기며, 국민들은 분열되고 서민들은 고통을 받습니다.

중국은 개방 당시 10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지고, 경제적으로는 최악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진국 진입이라는 장정(長征)을 보기 좋게 성공시켰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중국 전문가 스콧 로젤(Scott Rozelle)은 저서 '보이지 않는 중국' (Invisible China)에서 중국의 장래는 어둡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중국 농촌지역의 빈곤, 불충분한 교육, 농촌 호구 제도, 영양부족,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건강 문제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의 낮은 고등교육 취학률은 걸림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이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촌과 농민은 희생되고 소외됐습니다. 수억명의 농민들은 도시로 나가,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노동력을 저렴하게 팔았습니다. 경제발전과 성장을 뒷받침하는데 희생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2위에 도달한 시점에서 교육 수준이 낮은 저임금 노동자들은 실업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도시 고등학교 진학률이 80% 이상이라고 하지만, 농촌주민의 평균 문화 정도는 초등 졸업 이하 36%, 중학교 졸업 51%, 고등학교 졸업 11%, 대학 졸업 이상은 2%에 불과합니다. 교육 수준의 질과 양은 매우 낮습니다.

중국의 전체 노동력 중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현실은 저소득 국가와 비슷합니다. 저학력자들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4차산업이나 첨단산업에 적응하거나 종사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중·후진국에서 고등학교나 대학 진학은 계층을 뛰어넘고 고소득으로 가는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중국에서 청년 취업은 이제 일정한 기능이나 지식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일입니다. 중국 당국이 교육의 질과 양을 높이지 않으면, 모두가 잘사는 공동부유의 이상은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국 정부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방과 후 숙제를 못 내게 하거나, 학원을 못 다니게 하는 쌍감정책(雙減政策)이나, 온라인게임 시간을 정부가 정해주는 방식(18세 이하의 온라인 게임은 주 3시간 이내로만 가능)으로는 미래를 짊어질 혁신적이고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없습니다.

부모는 도시에서 일하고, 자녀들은 농촌에서 고령의 조부모와 생활하는 조손(祖孫) 가정도 적지 않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도시로 데리고 와서 돌보거나 학교에 보내려고 해도, 도시의 높은 물가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또 호구(거주지 등록제도) 문제로 교육비가 엄청나서 엄두도 못 냅니다. 조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손자나 손녀에게 변화하는 신세대 교육을 농촌에서 시키기 어렵습니다. 도시의 동년배 학생들에 비하여 학력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중국이 원가 절감형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신속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미국과의 경제전쟁으로 서방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이나 이전은 어렵게 됐습니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인재, 산업의 핵심경쟁력인 자체의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개념설계'의 역량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벌어진 빈부격차와 도농(都農) 간의 교육격차를 줄이고, 창의성이 성패를 가르는 4차산업 전쟁과 미·중 경제전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을 넘어 지속 성장하기에는 생산성의 저하, 고령화 및 저출산 문제 등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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