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제2의 직업을 찾는 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집 매수를 고려하는 미국인 중 절반이 제2의 직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000명 중 절반 이상이 부업을 고려했으며, 이 중 34%는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을 시작하려고 했다. 미국인들이 추가 수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크게 치솟은 집값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미국 기존 주택의 중위가격(중간값)은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한 37만5300달러(약 4억6000만원)다. NAR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 여건도 나빠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모기지 금리는 최근 연 5%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 5.37%로 전주(연 5.20%) 대비 0.17%포인트 올랐다. 연 2.56% 수준이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된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 신청 건수도 줄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8.3%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멧 버논 BoA 소매대출책임자는 “여전히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많은 사람이 주택 구매가 장기적으로 이득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와는 달리 부업을 통해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