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포인트엔지니어링은 최근 혁신적인 반도체 검사용 마이크로 핀 제조 기술을 개발,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포인트엔지니어링은 그간 알루미늄을 양극산화처리(도금)하는 아노다이징 기술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중 가스를 기판에 고루 분사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인 디퓨저 등을 생산해왔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발상의 전환…'효율 12배' 반도체 검사용 핀 개발
포인트엔지니어링은 아노다이징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반도체 검사용 핀 제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핀 제조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광액 포토레지스트(PR)를 이용해 마이크로 핀 제조용 틀을 만들던 기존의 제조 공식에서 완전히 탈피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우선 알루미늄 기판에 양극산화막(Al2O3)을 균일하게 입힌 뒤 분리해냈다. 분리해낸 막을 마이크로 핀을 제조하는 틀(몰드)로 활용했다. 막에 미세한 패턴을 입혀 파냈고, 파낸 자리를 금과 팔라듐 등을 채워 넣어 반도체 검사용 마이크로 핀을 제조했다. 기존에는 액체 성분인 감광액을 뿌리고 굳히는 과정을 반복해 틀을 만들다 보니 30㎛(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층이 생겼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했다. 핀을 완성한 뒤 층이 바뀌는 부분마다 마디가 생겨 쉽게 변형되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정밀한 패터닝(밑그림)이 어려웠던 단점도 극복했다. 고체 상태인 양극산화막을 가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밀한 패터닝이 가능했다. 고체인 까닭에 100㎛ 단위로 층 없이도 틀을 쌓을 수 있었다. 전기 전도성도 기존 핀에 비해 높고 100㎓ 이상의 고주파 대역에서도 신호 손실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포인트엔지니어링은 8인치 웨이퍼에서 폭 0.2㎜, 길이 0.45㎜, 두께 0.1㎜의 소켓 핀(반도체 검사용 핀의 한 종류)을 한 번에 3만 개씩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 핀의 개당 단가는 1000~2000원가량이다.

안범모 대표는 “감광액 포토레지스트(PR)를 이용한 기존 반도체 검사용 핀 제조 기술보다 가로 세로 비율인 종횡비 기준 12배 이상 효율적인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포인트엔지니어링은 올 하반기 생산 라인을 완성하고 글로벌 톱티어 수준 반도체 회사들에 본격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