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발 경기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 인상과 환율 효과(원화 약세)에 힘입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LIG넥스원, 현대위아 등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돈 기업은 약세장에서도 안정적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흐름 속 개별 종목 장세에 대응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LIG넥스원·현대위아…많이 번 기업이 주가도 뛰더라

75곳 중 49곳 깜짝 실적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세 곳 이상이 1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은 75개다. 이 중 컨센서스를 웃돈 영업이익을 낸 곳은 49곳(65.3%)에 달한다.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26곳(34.7%)이었다.

컨센서스를 가장 크게 웃돈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LIG넥스원이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05억원으로 컨센서스(237억원)를 112.7% 상회했다. 현대위아(63.3%), 해성디에스(61.6%), LG에너지솔루션(58.0%), 삼성물산(54.1%), 풍산(44.9%) 등도 예상치를 크게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7.5%), LG전자(38.7%), 현대자동차(17.0%), 포스코홀딩스(35.7%) 등 국내 대표 기업도 대부분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많은 기업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이유로는 환율 효과가 꼽힌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 상승과 기업 이익 개선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과거보다 탄탄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제시된 236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227조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 상향 조정됐다. 철강·자동차·상사·에너지·은행·반도체 업종의 증가 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주목

증권가에서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탄탄한 실적을 입증한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은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일시적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해성디에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30억원으로 1개월 전(295억원)보다 45.8% 상향 조정됐다. LIG넥스원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보고서를 발간한 6개 증권사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9~49% 높여 잡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은 약세장 속에서도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성디에스는 실적 발표일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23.05% 뛰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