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함락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러시아군이 남부 오데사 공항 등에도 미사일 공격을 했다. 각종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 원유의 수입 금지를 목표로 하는 단계적 제재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동부 도네츠크의 리만, 루한스크의 시비에로도네츠와 포파스나에 맹공을 이어가고 있지만 함락시키지는 못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남부 오데사 공항은 활주로가 손상되는 피해를 봤다. 러시아군에 맞서 완강하게 저항 중인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우조스탈 제철소에 갇혀 있던 우크라이나 민간인 중 일부가 이날 대피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이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추가 대러시아 제재에 러시아 원유 금수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단계적으로 러시아 원유 수입을 제한해 올해 말에는 완벽한 금수에 이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과정에서 가격상한제, 관세 등의 수단이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러시아 에너지와 관련한 제재에 가장 난색을 보이던 EU의 경제대국 독일이 원유 금수 조치에 찬성한다고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EU 27개국 전부가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라 난항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EU가 원유 금수를 결정할 경우 러시아가 EU 회원국 전체에 천연가스 공급을 끊어버리겠다고 할 수 있어서다. EU는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 은행을 대상으로 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제재 확대도 검토 중이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는 러시아는 달러 표시 국채의 원금 상환 및 이자 지급을 미국 달러로 이행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2022년 만기 국채의 원금 및 이자 5억6480만달러, 2042년 만기 국채 이자 8440만달러다. 오는 4일까지 달러로 지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달 30일 키이우(키예프)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현지를 방문한 미국 인사 가운데 가장 고위급이다. 하원의장은 미국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에 이어 승계 서열 2위에 해당한다. 펠로시 의장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싸움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