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8조달러(약 1104조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2020년 3월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과 중국의 도시 봉쇄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월 말 기준 세계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103조7658억달러로 3월에 비해 8조1377억달러(7.3%) 감소했다고 1일 보도했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 감소율이 13.2%(1조3072억달러)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컸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큰 공급망 혼란을 빚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 베이징 봉쇄도 확대되고 있어 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감소율(9.3%)은 중국에 이어 2위였지만, 시가총액 감소 규모는 4조6534억달러로 가장 컸다. 4월 한 달 동안 사라진 세계 시가총액의 60%에 달한다.

Fed의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으로 대표되는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주가도 실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난달 일제히 하락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그동안 세계 증시가 호황을 유지한 데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융 완화 영향이 컸다. 채권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채권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융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의 자금 유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