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지수상장펀드(ETF)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과 ‘KOSEF 미국달러선물’의 3개월 수익률은 각각 4.02%, 4.03%로 집계됐다. 두 펀드는 지난달 28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은 수익률이 더 높았다.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3개월 수익률이 7.55%,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각각 7.72%, 7.76%를 기록했다.

강(强)달러가 지속되면서 이들 ETF의 수익률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1220원에서 28일 1273원50전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3월 19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도 같은 기간 98.5에서 103.6까지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20전 오른 1265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원인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중국의 대도시 봉쇄 조치 등이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도 크다.

반면 달러 하락세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이례적으로 오른 만큼 곧 고점을 찍고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달러선물지수를 역으로 두 배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는 지난달(4월 1~29일) 개인이 18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순매수 금액(50억원)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다.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도 지난달 개인 순매수 금액이 10억원으로 3월(3억원)보다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고, 일본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엔화 가치 역시 하락한 상황에서 위안화마저 최근 봉쇄 사태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요인이 사실상 없다”며 “원화 약세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어 달러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환율 급등 자체는 일시적 현상이고 장기적인 방향성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