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물류비 등 비용 급등에도 실적이 흔들리지 않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는 여전히 작년보다 낮은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차전지), 하나마이크론(반도체장비), 대웅제약(건강관리), 기아(자동차), JYP엔터테인먼트(콘텐츠) 등이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잠잠한 기업들 담아라"
2일 코스피지수는 0.28% 하락한 2687.4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하락했지만 이날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 주가는 크게 올랐다. 롯데칠성이 대표적이다. 이날 9.89% 상승한 2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업이익(597억원)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34.79% 높았다.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을 짓누르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까지 커진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투자 자금이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에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처럼 기업 이익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시기엔 실적주의 성과가 특히 돋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꺾이기 시작한 2018년도 마찬가지였다. KB증권에 따르면 2018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난 업종 12개 중 10개는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도 현재 주가가 지난해 고점을 뚫지 못하고 있는 업종은 2차전지와 반도체 장비, 건강관리, 자동차, 소비재, 콘텐츠 등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위기에 휩쓸려 주가만 잠시 쉬고 있을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8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251.6% 증가한 3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약 99% 전가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고점(56만7500원) 대비 13.7% 하락한 상태다.

반도체 후공정 외주업체인 하나마이크론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77억원으로 지난해(739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SK하이닉스와 반도체 후공정 사업 협력 계약을 맺으면서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