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양분돼 온 국내 대형 특수선(군함) 시장에 최근 중견 조선사인 삼강엠앤티가 가세하면서 조선 방산업체들의 생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간 군함시장(매출 기준)이 2조원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방산업체들이 ‘수주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군함 분야 방산업체 총매출은 2조404억원, 영업이익은 -1384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8%로, 최근 5년 새 가장 낮았을 뿐 아니라 방산 전체 영업이익률(3.7%)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2016년(2조2269억원)보다도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군함시장이 협소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출혈경쟁으로 고사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일단 수주하고 보자’식의 업체 간 과당경쟁과 저가 응찰이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방산전문업체는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HJ중공업 삼강엠앤티 등 여덟 곳이다. 배수량 3000t급 이상 대형선은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이 번갈아 가며 수주했다.

중소형 조선사는 경비함 등 중·소형선이 주력이었다. 삼강엠앤티는 올 1월 해군이 발주한 3500t급 최신형 호위함 ‘울산급 BATCH-Ⅲ’ 한 척을 3353억원에 수주했다. 삼강엠앤티까지 대형선 수주 경쟁에 뛰어들면서 과당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