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아이돌' 황인찬 첫 에세이…"詩 매력 알리기 위해 산문 썼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출간
한국시 49편 소개·해석
서재서 차담 나누듯 편히 글 써
한국시 49편 소개·해석
서재서 차담 나누듯 편히 글 써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던 시인 황인찬(사진)이 사랑 고백으로 돌아왔다. 시(詩)가 아닌 시를 다룬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을 들고서다. 그에게 ‘최연소 김수영문학상’을 안겨준 첫 시집을 발간한 지 꼭 10년 만에 황 시인이 첫 산문집을 냈다.
2일 서울 혜화동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만난 황 시인은 “사람들이 시를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산문을 택했다”며 “독자들에게 ‘시를 한 번 잡숴봐’, ‘시를 한 입 먹어봐’란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책은 서효인의 ‘가정집’, 윤동주의 ‘병원’, 이성복의 ‘남해 금산’ 등 49편의 시와 이에 대한 황 시인의 생각을 담았다.
황 시인은 ‘문단의 아이돌’로 통한다. 등단 2년 만인 2012년 스물네 살의 나이에 《구관조 씻기기》로 제31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시집은 중쇄를 찍기도 힘든데, 그의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은 하나같이 2만 부가량 팔렸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문단의 아이돌’이다. 그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사람들이 그저 나를 놀리는 게 재밌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새삼스럽지만 시인이 시를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황 시인은 “나의 삶에 대해 말하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시라는 형식으로 엮으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자유롭게 말하다 보면 때때로 ‘내 삶이 해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읽고 쓰는 건 바로 그 해방을 공유하는 일”이란 설명을 곁들였다.
동시에 시를 읽는 건 슬픔이라고 그는 말한다. 시인은 “인간은 저마다 ‘나’일 수밖에 없고, 시는 그런 ‘홀로 있는 슬픔’을 고스란히 잡아낸다”며 “시를 통해 위안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황 시인은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의 첫 시로 박상순 시인의 ‘너 혼자’를 택했다.
책은 시인의 서재에서 나누는 차담 같다. 시 49편에 대한 에세이는 존댓말로, 말하듯 썼다. 황 시인은 “입말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며 “무엇보다 독자들이 시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글 여기저기에 ‘생활인 황인찬’의 이야기를 담았다. 집이 곧 작업실인 30대 중반 프리랜서는 “한국에서의 삶은 언제나 집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토로한다.
시인은 끊임없이 시의 세계를 확장하는 중이다. 첫 산문집에 이어 올해 첫 ‘시 그림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시를 통해 말하는 게 저에겐 가장 익숙한 소통 방식입니다. 좋은 시로 계속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습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2일 서울 혜화동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만난 황 시인은 “사람들이 시를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산문을 택했다”며 “독자들에게 ‘시를 한 번 잡숴봐’, ‘시를 한 입 먹어봐’란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책은 서효인의 ‘가정집’, 윤동주의 ‘병원’, 이성복의 ‘남해 금산’ 등 49편의 시와 이에 대한 황 시인의 생각을 담았다.
황 시인은 ‘문단의 아이돌’로 통한다. 등단 2년 만인 2012년 스물네 살의 나이에 《구관조 씻기기》로 제31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시집은 중쇄를 찍기도 힘든데, 그의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은 하나같이 2만 부가량 팔렸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문단의 아이돌’이다. 그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사람들이 그저 나를 놀리는 게 재밌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새삼스럽지만 시인이 시를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황 시인은 “나의 삶에 대해 말하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시라는 형식으로 엮으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자유롭게 말하다 보면 때때로 ‘내 삶이 해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읽고 쓰는 건 바로 그 해방을 공유하는 일”이란 설명을 곁들였다.
동시에 시를 읽는 건 슬픔이라고 그는 말한다. 시인은 “인간은 저마다 ‘나’일 수밖에 없고, 시는 그런 ‘홀로 있는 슬픔’을 고스란히 잡아낸다”며 “시를 통해 위안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황 시인은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의 첫 시로 박상순 시인의 ‘너 혼자’를 택했다.
책은 시인의 서재에서 나누는 차담 같다. 시 49편에 대한 에세이는 존댓말로, 말하듯 썼다. 황 시인은 “입말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며 “무엇보다 독자들이 시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글 여기저기에 ‘생활인 황인찬’의 이야기를 담았다. 집이 곧 작업실인 30대 중반 프리랜서는 “한국에서의 삶은 언제나 집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토로한다.
시인은 끊임없이 시의 세계를 확장하는 중이다. 첫 산문집에 이어 올해 첫 ‘시 그림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시를 통해 말하는 게 저에겐 가장 익숙한 소통 방식입니다. 좋은 시로 계속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습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