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저축했다가 필요할때 꺼내 쓴다"
“60타임페이 드립니다. 원두 포장 한 시간만 도와주실 분 있을까요?”

서울시는 도움을 준 시간만큼 시간화폐(timepay·타임페이)로 적립해 도움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을 이달 9일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간은행은 미국 영국 호주 등 40여 개국에서 운영되는 타임뱅크 방식을 차용했다. 다른 회원에게 도움을 제공하면 활동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하고, 적립한 시간화폐를 사용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회원들은 간단한 집수리부터 카풀, 반려동물 산책 등 일상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예컨대 대학생은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시간화폐를 적립해 추후 이삿짐을 나를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시범사업은 4개 거점지역에서 실시된다. 은행 지점 개념의 4개 거점은 △국민대 △방학2동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 △서울시청 등으로 거점별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활동 수요·공급 매칭, 시간화폐 적립·사용 등을 지원한다.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을 통해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날짜와 장소, 필요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활동, 시간화폐 제공액 등을 기재해 게시물을 작성하면 된다. 도움 1분은 1타임페이로 계산되며 한 사람당 5시간의 타임페이가 기본 제공된다. 14세 이상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올해 7월 이후에는 비영리법인 타임뱅크코리아의 민간 플랫폼을 임차해 시범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 서울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시간화폐를 사용해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등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서울시간은행이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상생도시 서울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