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2’에서 인플레이션만큼 많이 언급된 단어는 ‘암호화폐(crypto currency)’였다. 청중의 관심도 뜨거웠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공동 창업자 겸 대표가 참가한 ‘크립토 선구자와의 대화’ 세션엔 자리쟁탈전이 벌어질 정도였다.

암스트롱 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암호화폐 회의론자를 만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의 절반 이상이 암호화폐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큰손 투자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10년 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이 10억 명에 달할 것”이라며 “최근 몇 년 사이 기관 자금 1000억달러(약 126조원) 이상이 암호화폐에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만 쓰는 도시 건설도 꿈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는 투자 세션에서도 계속 입에 오르내렸다.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투자자는 달러에 대한 지하디스트(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추상화가 가치를 지닌 건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기관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어 시타델도 참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