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팬데믹이 준 선물 '일상의 소중함'
요즘 주변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지와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소리, 2년여 만에 환하게 불을 밝힌 밤거리의 북적임.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효율적인 근무 형태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 팬데믹 이전에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우리의 이런 일상이 특별해지고, 또 그로 인해 웃기도 울기도 하는 요즘인 듯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필자는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풀밭에서 ‘행운’의 의미를 가진 네 잎 클로버 찾기에 열심이지만, 사실 네 잎 클로버는 세 잎 클로버가 있기에 특별해지는 존재 아닌가. 행운이 아니라 일상이 주는 행복의 가치를 아는 것, 기본을 소중히 하는 개인과 사회가 행복할 수 있음을 생각한다.

요즘 MZ세대(밀레니엄+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일상의 작은 행동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 세대가 거창한 것을 외쳤다면, MZ세대는 작은 것에서 시작해 그것이 하나둘 모여 전 지구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령, 환경을 위해 세계적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비누로 머리 감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거대 산업을 뛰어넘어 개인의 노력이 가져올 파급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신념과 실천에서 미래의 희망을 본다.

이처럼 팬데믹의 경험, 그리고 그 속에서 급부상한 MZ세대의 등장은 많은 이에게 기본 가치의 중요성을 체감하도록 했다. 코로나 시대 비대면 생활방식이 만연하고 그로 인한 편리를 누리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인터넷도 전기가 있어야 가능한 것처럼, 비대면도 기본적인 대면이 전제될 때 그 의미와 가치가 커진다.

여기저기 걸어 잠근 문으로 모두가 힘든 지난 2년이었다. 팬데믹이 사업적으로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며 일상에서, 생활전선에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있다면 가족, 관계, 일상, 자연과 같은 기본 가치의 중요성을 몸소 체득하게 한 것이 아닐까. 코로나 터널의 끝에서 물과 빛처럼 늘 당연한 존재여서 고마운 줄 몰랐던 일상을 다시 마주한다면, 이제 그 소중함을 알았노라고, 더 단단해질 당신들을 응원하노라고 말을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