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 회사는 엉덩이가 큰 공룡처럼 앉아 있어요.” “정체된 조직이에요. 변화가 필요합니다.”

LG전자가 올해 2월부터 국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에 대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얘기다. LG전자 직원들은 “위로 갈수록 아래 직원들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 것 같아 소통이 어렵다”는 등 기존 소통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이 3일 임직원에게 “LG전자, 새롭게 태어나봅시다”라고 외친 배경이다.

조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과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조직문화 방향과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리인벤트(재가동) 데이’를 열었다. 그는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은 강력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며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 민첩하고 즐거운 LG전자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직원 스스로 즐거운 변화를 이루며 새로운 LG전자를 재가동하자는 의미를 담아 조 사장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통을 어려워하거나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는 등 기존 조직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사장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여덟 가지 핵심 가치를 정해 공유했다. △소통 △민첩 △도전 △즐거움 △신뢰 △고객 △미래 준비 △치열 등이다.

직원들이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자는 게 핵심 목표다. 이 같은 목표를 실천할 방안으로 가전제품 사용설명서를 패러디한 ‘리인벤트 11가지 가이드라인’도 소개했다. ‘꽉 막힌 소통은 LG전자 손상의 원인이 된다’ ‘보고의 군살은 빼고 행동의 근육을 키우자’ 등이다.

조 사장은 회의가 끝난 뒤 임직원에게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꿔봅시다”라는 내용의 CEO 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도 바꿔봅시다. LG전자 새롭게 태어나봅시다”라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당부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