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5G 장비 또 수주…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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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5G 장비 또 수주…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통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PYH2021111815170001300_P4.jpg)
두 회사는 정확한 수주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천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통신 장비 역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디시 네트워크 공급사로 선정됨에 따라 자사의 5G 기술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업계에선 이번 수주가 성사된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장비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간 계약이 대부분이다.
또한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약속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 美 5G 장비 또 수주…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통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AKR20220503169400003_01_i_P4.jpg)
지난해 9월 한국을 찾았던 어건 회장은 당초 월요일에 이 부회장과 짧은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로 약속했으나, 하루 전인 일요일에 이 부회장이 등산이 취미인 찰리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어건 회장이 본사가 위치한 콜로라도주의 해발 약 4천300m 이상의 모든 봉우리를 올랐고 킬리만자로산,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 세계의 고산 지역을 등반할 정도로 전문가급 실력을 갖춘 등산 애호가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일요일 오전 직접 차량을 운전해 어건 회장이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 그를 태우고 북한산까지 단둘이 이동했다.
당일 등산은 오전 11시 반부터 약 5시간가량 수행원 없이 이어졌으며, 개인적인 일상의 이야기부터 삼성과 디시의 협력 강화방안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산행을 계기로 신뢰 관계가 쌓였고, 이번 수주로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버라이즌과의 5G 장비 계약, 2021년 일본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각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특히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는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왔고,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 갈 때도 만나 둘이 어깨동무를 하며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2018년 12월과 2019년 3월 인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삼성, 美 5G 장비 또 수주…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통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AKR20220503169400003_02_i_P4.jpg)
또한 5G 이후 차세대 통신 분야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0년 7월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은 이달 13일에는 6G와 관련해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함께 미래 기술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삼성 6G 포럼'도 처음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포럼은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 for All) 시대 구현'을 주제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첨단 통신장비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직접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이 반도체에 필적하는 삼성의 또 다른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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