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두달새 30% 넘게 치솟자
단순 차익실현? 주가 고점?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7~29일에 에쓰오일 임원 3명이 보유 주식을 상당수 매도했다. 주가가 치솟은 만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신미남 사외이사는 지난달 7일 보유한 에쓰오일 주식 1200주 전량을 주당 10만500원에 매도했다. 작년 3월 이 회사 주식 1200주를 주당 8만5692원에 매입한 신 사외이사는 1년 만에 1770만가량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이 회사의 중질유분해시설(RFCC) 2호기 공장장인 박지만 상무도 지난달 18일 보유주식 3020주 가운데 2620주를 주당 10만7500원에 매도했다. 홍승표 정유생산본부장(부사장)도 지난달 29일 2699주 가운데 1699주를 주당 10만5000원에 매각했다. 이들 임원은 올해 고점(10만7500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매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 2500원 오른 10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22일 8만1300원까지 내려간 주가는 지난달 18일에 10만7500원까지 치솟았다. 두 달 새 32.2%나 치솟았다. 주가를 밀어 올린 것은 고공행진하는 실적이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9조2870억원, 1조3320억원을 기록해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올 들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자 정제마진도 덩달아 오른 결과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금액으로 정유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다. 여기에 보유한 원유 재고 물량의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평가차익도 올렸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출렁임이 이어질 경우 정제마진과 원유 재고 평가차익 변수가 돌변해 실적을 갉아 먹을 우려도 높다. 회사 내부자들이 주식을 파는 만큼 주가와 실적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