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총장 시절 막말 논란
'방석집' 논문심사 증언까지 나와
"어떤 해명도 하지 않을 것"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여의도 교육안전시설원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며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그간의 논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바로 자리를 떴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 사례가 됐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부인과 아들·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 등의 의혹이 일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미국 국무부가 전세계 160개국에서 각국 정부와 함께 출연해 운영하는 장학 프로그램으로 역사가 깊고 장학금 액수가 많아 수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는 1996∼1997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했고, 2012년 1월∼2015년 12월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지냈다. 동문회가 주축이 돼 만든 한미교육문화재단 이사로도 재직중이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 이모 씨는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4∼2005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미국 템플대에 교환교수로 다녀왔다. 딸은 2014∼2016년 코넬대 석사과정, 아들은 2016∼2018년 컬럼비아대 석사과정 당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이외에도 한국외대 총장 재임 시절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고 학생들을 향해 막말을 해 '불통 행정' 지적이 나왔다. 교비 횡령은 물론 논문 표절, 군 복무 기간과 석사 기간이 겹친다는 의혹 등 다양한 의혹이 쏟아졌다.
한국외대 총장 재직 시절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을 두고는 ‘셀프 허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른바 '방석집'에서 제자의 논문을 심사했다는 의혹 등도 불거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낙마 가능성이 점쳐졌다.
김 후보자는 전날 밤 윤 당선인 측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6일로 예정돼 있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