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증산· 이란 핵 합의 복원·예멘 내전 논의한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번스 국장이 지난달 중순 사우디 왕가가 라마단 기간에 머무는 해양도시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이나 합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사우디가 입장차이를 보이는 원유 증산과 이란 핵 합의 복원, 예멘 내전 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미국 중동 외교의 핵심 국가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급속도로 양국관계가 악화했다.
문제의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사우디 왕실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이다.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왕세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실질적인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무함마드 왕세자와는 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번스 국장의 방문으로 사우디 왕가 분위기도 다소 누그러졌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화 내용은 유익했고, 이전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대화보다 괜찮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번스 국장은 국무부에서 33년을 일한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타결 과정에서 막후 협상가로 핵심 역할을 맡기도 했다.
CIA의 수장이 된 이후 번스 국장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을 비공개로 방문해 탈레반 지도자와 회동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 시 후과에 대해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