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새겨진 핑크퐁 캐릭터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새겨진 핑크퐁 캐릭터 /사진=연합뉴스
올해 5월 5일은 제100회 어린이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랜만에 맞은 활기찬 어린이날에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더 큰 희망과 흥을 안겨줄 맞춤형 노래를 선곡해봤다.

'어른이'들의 감성까지 자극할 수 있는 곡은 오랜시간 순수하고 맑은 메시지로 사랑 받아온 가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화이트의 '네모의 꿈'을 꼽을 수 있다. 1990년대를 주름 잡은 싱어송라이터 유영석이 만든 곡이다. 유영석은 밴드 푸른하늘로 활동할 당시 처음 '네모의 꿈'을 공개했고, 이후 김기형과 그룹 화이트를 결성해 1996년 다시금 이를 선보여 크게 히트했다.

대중가요에 속하는 '네모의 꿈'은 어느덧 동요로 회자되고 있다. 중학교 교과서와 여러 동요앨범에 곡이 수록되는가 하면, 2020년에는 내용이 그림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1991년생인 기자 역시 초등학생 때 이 곡을 두살 터울 언니와 함께 열창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의 눈에는 세상이 온통 네모난 것들로 이뤄졌는데, 어른들은 '세상을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네모난 세상에 던지는 강력한 일침이 아이들의 순수한 시각으로 표현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느슨해진 사고에 경쾌한 울림을 주는 악기 사운드는 한층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노래 '너희들 것이니까'도 추천한다. 동방신기가 리메이크해 유명해진 이 곡의 원곡자는 윤상이다. 윤상의 노래가 러프하고 담백하게 표현된 반면, 동방신기의 리메이크는 보다 몽환적이고 부드럽게 편곡됐다. 가사는 윤상의 고교 동창이자 오랜 음악적 파트너인 박창학이 가사를 썼다.

밝고 희망적인 느낌의 선율에 얹혀진 가사에 집중해야 울림이 배가 되는 노래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달라질 어른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곡의 순수한 메시지에 음악 팬들 사이에서 "한 편의 동화 같은 노래", "환경보호 캠페인 송 같다" 등의 반응을 얻으며 '추억 자극송'으로 회자되고 있다.
'슈가맨2'에 출연했던 7공주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슈가맨2'에 출연했던 7공주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18년 JTBC '슈가맨2'에 등장해 시청자들은 물론 MC 유재석까지 울렸던 7공주의 '러브송'도 아이와 함께 듣기 좋다. '러브송'은 2004년 당시 7~13세 여자 어린이로 구성됐던 어린이 그룹 7공주의 히트곡이다.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흰 눈이 미소 되는 날~'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안 들어본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 '슈가맨2' 출연 당시에도 10대부터 50대까지 100인으로 구성된 판정단이 모두 이 곡을 알고 있었다. 사랑스럽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득찬 '러브송'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기 좋은 노래다.

아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기 위해서는 단연 이것들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린이날이 다가오자 음원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 어김없이 등장한 키워드, 바로 '상어가족', '바나나차차', '뽀로로'다.

애니메이션 주제가 또한 어린이만 듣는, 높은 톤으로 우스꽝스럽게 표현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최근 몇년 사이 유명 K팝 아티스트들의 입을 통해 수많은 키즈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다.
그룹 모모랜드가 부른 '바나나차차' /사진=유튜브 캡처
그룹 모모랜드가 부른 '바나나차차' /사진=유튜브 캡처
가장 대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2019년 모모랜드가 불러 화제가 됐던 '뽀로로' 주제가 '바나나차차'다. 모모랜드가 뽀로로와 컬래버레이션해 선보인 '바나나차차' 뮤직비디오는 현재 1억7000만뷰를 돌파, 2억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초통령'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그룹 아이콘이다. 아이콘에게 '초통령' 수식어를 안겨준 '사랑을 했다'는 2018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돌림노래처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그해 골든디스크에서 음원 부문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사랑과 이별을 다룬 가사가 초등학생들이 공감할 내용은 아니지만,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감이 흥을 유발한다.

최근 떠오르는 '대세송'은 안예은 '문어의 꿈'이다. 안예은의 독특한 음색과 표현력, 재치 있는 가사가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곡이다. 바닷속 외로운 어둠 속에서 꿈을 꾸는 문어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쓴 노래로, 안예은은 '잠든 문어는 꿈과 동일한 색으로 몸이 변한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썼다.
사진=가수 안예은 '문어의 꿈' 앨범 커버
사진=가수 안예은 '문어의 꿈' 앨범 커버
지난 2020년 2월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의 수록곡이었던 '문어의 꿈'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어린이날 음원을 재발매하기에 이르렀다. 발매와 동시에 일부 음원사이트에서 차트인에 성공하기도 했다. 뽀로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성사됐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그룹 NCT 드림(NCT DREAM)이 핑크퐁과 손 잡고 서로의 콘텐츠를 맞바꿔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스위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에도 협업했던 바 있는 이들은 올해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NCT 드림 버전의 '아기 티라노'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 개성 있는 율동이 어우러져 친근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어 25일에는 더핑크퐁컴퍼니가 NCT 드림의 정규 2집 타이틀 곡 '버퍼링(Glitch Mode)'을 8비트 레트로풍 사운드로 편곡한 핑크퐁 버전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