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 태극마크 못 달 듯…체육회,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 개최
여자 친구 폭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남자 배구 특급 스타 정지석(27·대한항공)이 배구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곧 대표 선수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를 열어 정지석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칭에서 보듯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는 체육회가 종목별 국가대표로 승인한 선수 중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동료 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수 없도록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회의다.

체육회는 먼저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승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전날 발표와 달리 4월 말 정지석을 포함한 남자 배구 대표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승인했다고 내용을 정정했다.

그러면서 종목 단체별로 국가대표 승인 요청 건이 많고 체육회가 일일이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선별할 수 없었다면서 최근 정지석의 불미스러운 과거가 다시 다뤄져 이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체육회 관계자는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는 국가대표 승인 후 열리는 회의이기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석 태극마크 못 달 듯…체육회,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 개최
체육회는 (성)폭력·구타 등 인권 침해로 체육계가 국민의 지탄을 받자 이런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는지를 다시 논의하는 기구인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를 2년 전에 설립했다.

위원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 체육회 관계자 등 내부 인력과 법률 전문가, 스포츠 관련 종사자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최근 강화훈련 제외 심의위원회는 태권도, 쇼트트랙 등에서 문제가 있는 대표 선수들을 걸러내기도 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기량뿐만 아니라 엄격한 도덕성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이런 기준으로 심의위에서 정지석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구협회는 오는 7월 서울에서 열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지컵 남자대회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로 정지석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지석은 지난해 9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등에 관한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정지석은 고소인과 모든 법적 쟁점에서 합의했고,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경찰에 작년 10월에 제출했다.

검찰은 데이트 폭력 건과 관련해 정지석에게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을 뜻하는 기소 유예를 처분했다.

그러나 재물손괴 혐의는 고소인 의사과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 진행해 검찰로 송치했다.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정지석에게 연맹 상벌 규정 10조 1항 5호 등에 따라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고,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정규리그 2라운드 잔여 경기 출전 처분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