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등 누설…외부 유출 확인되지 않아"
경상북도 경주시 월성원전 부지 내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누설돼 확산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4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벌인 삼중수소 제2차 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지난해 3월부터 월성원전 부지 내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된 국민 불안이 커지자 민간조사위와 이를 모니터링할 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분야는 크게 5가지로 ▲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차수구조물 건전성과 감마핵종 유출 여부 ▲ 터빈 갤러리 내 높은 삼중수소 농도 검출 원인 ▲ 월성원전 1호기 터빈갤러리 바닥 침전물의 감마핵종 검출 원인 ▲ 부지 내 관측정 측정값 추이 분석 ▲ 외부환경 유출 여부 등이다.

앞서 민간조사위는 지난해 9월에 1차 조사결과를 내고 월성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주변 토양과 물 시료에서 방사선핵종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위가 이날 공개한 2차 조사에서는 터빈갤러리 내 바닥 침전물에서 감마핵종이 검출된 원인으로 1호기 폐수지 저장탱크(SRT) 누설탐지관의 누설수가 지목됐다.

SRT는 방사성물질을 흡착해 제거하는 수지를 모아놓는 시설로 총 3개의 탱크로 구성되며, 누설될 경우를 대비해 탱크 하부에 누설수의 흐름을 유도하는 공간이 설치돼 있다.

조사위는 집중호우 때 지하수위가 상승하며 터빈갤러리 측면의 빗물유입구를 통해 누설수로 오염된 지하수와 토사가 유입됐고, 이후 복수기 냉각수 침전물과 함께 섞여 터빈갤러리 전 구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봤다.

누설수 중 일부는 지하로 유출됐을 것으로도 추정됐지만, 직접 확인되지는 않아 추가 조사공을 굴착하고 추적자 시험을 하고 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WS-2 관측정 지하수에서 높은 수준의 삼중수소농도가 나타났던 원인도 1호기 SRT 누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됐다.

조사위는 SRT와 가까운 5번 배수공에서 리터(L)당 383만 베크렐(Bq)의 삼중수소가 확인된 적이 있고, SRT와 멀어질수록 삼중수소 농도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이렇게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월성 1∼4호기 SFB 바닥부 에폭시라이너의 부풀음과 표면 균열, 1호기 SFB 남측 외부 슬래브의 보수 부위의 누수도 확인됐다.

조사위는 SFB 벽체 내부 균열로 철근이 장기간 수분에 노출됐다며 부식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71만3천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던 원전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에 대한 검증시험도 벌였다.

그 결과 평균 농도 7.1Bq/L의 공기에 장기간 노출된 고인 물 1t의 삼중수소 농도가 76만6천Bq/L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다만 민간조사위는 "지난해 이후(2021년 8월∼2022년 4월)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하수를 통한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SFB 인근 관측공 TR-2와 WS-1에서는 42∼486Bq/L, 해안 측 관측공인 NE-1, TR-1, A-1, A-2에서 7.2∼369 Bq/L 수준의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조사위는 앞으로 SFB 구조체의 내부 균열로 인한 철근 부식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 유입수 발생 원인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 5번 배수공 주변의 5개 배수공 시료와 배수공 지하수가 집수조로 모이는 경로의 시료를 매일 분석하는 등 SRT 누설 경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