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8개 동(棟)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입주 예정자의 반발이 계속되는 데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부분 재시공 대신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4일 서울 한강로 아이파크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정아이파크를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화정아이파크는 8개 동, 847가구의 주상복합이다. 오는 11월 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11일 201동의 외벽이 붕괴해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회사 측은 안전진단을 받은 뒤 전면 또는 일부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역사회 반발에 정치권까지 비판에 가세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안전진단을 받기도 전에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HDC현산은 화정아이파크 철거 및 재시공까지 약 70개월이 걸리고, 시공과 입주 예정자 주거비 지원 등에 2000억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산은 작년 재무제표에 화정아이파크 붕괴에 따른 손실액 1755억원을 선반영했다. 전면 재시공에 들어감에 따라 애초 공사비(2557억원)보다 1200억원가량 많은 3755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화정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이날 HDC현산 주가는 2.68% 오른 1만5350원에 마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