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동물 징검다리 됐으면"…어린이대공원 스타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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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동물원서 자원봉사한 강창수씨…"아이들 눈빛 보면 힘나"
"이 호랑이는 어떤 호랑이일까요? 벵골 호랑이! 정답입니다!"
강한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일 오후 2시께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맹수 마을 앞에서 만난 동물해설사 강창수(32) 씨는 한 시간 내내 지친 기색 없이 해설을 이어갔다.
햇볕을 피하려 아이보리색 모자와 토시를 착용한 강씨는 2016년 말부터 약 7년째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 해설사로 봉사해왔다.
재치 있는 입담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으로 동물원 내에서는 유명인사가 된 지 오래다.
"보고 계신 이 아빠 코끼리는 1990년생이에요.
엄마 코끼리는 1984년생이니 아빠 코끼리가 지금 연상을 만나고 있는 거죠."
강씨가 말하자 아이들 무리에서 일제히 "와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 수십 명의 눈빛이 강씨를 향해 반짝였다.
강씨는 동물원이 교육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동물만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교육·생태 보존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지속해서 동물과 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이 아이를 낳으면 슬프게도 그 아이는 호랑이를 볼 수 없어요.
지구상에 살 땅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앞으로 호랑이와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고민해봐요!"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힘차게 답했다.
어린이대공원 온라인 게시판에는 자녀와 함께 동물원을 방문했다가 강씨를 만났다며 감사를 전하는 글이 약 40건 게시됐다.
한 작성자는 "주변 아이들이 모두 우르르 따라다녀 '피리 부는 사나이'인 줄 알았다.
한번 스칠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첫째 딸이 집에 와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해 후기를 안 쓸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해설이 끝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강씨는 "동물원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의견을 들으면 반갑기도 하다"며 "하지만 동물원을 모조리 닫는다고 과연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정답이 아니라면,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이야기해줄 사람이 제일 필요하다.
그게 제가 이루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때론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배우는 게 더 많다고도 했다.
"참새는 왜 참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어른들이 생각했을 땐 황당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이 담긴 질문이죠. 그런 질문을 계기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됩니다.
"
대학생 시절부터 동물 관련 봉사활동을 해온 강씨는 생업을 하면서 봉사를 병행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이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설명을 하면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아이들의 에너지가 좋아서 이 봉사를 계속하게 됩니다.
"
강씨는 해설 봉사를 막 시작했을 때인 2017년 만난 6살 여자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친구들이 다 가고 난 뒤 그 친구가 자신을 꼭 기억해달라면서 공책을 찢어 종이에 제 그림을 그려줬어요.
아이들이 제게 준 큰 사랑이 정말 감사합니다.
그게 없었으면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오지 못했을 거예요.
"
/연합뉴스
강한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일 오후 2시께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맹수 마을 앞에서 만난 동물해설사 강창수(32) 씨는 한 시간 내내 지친 기색 없이 해설을 이어갔다.
햇볕을 피하려 아이보리색 모자와 토시를 착용한 강씨는 2016년 말부터 약 7년째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 해설사로 봉사해왔다.
재치 있는 입담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으로 동물원 내에서는 유명인사가 된 지 오래다.
"보고 계신 이 아빠 코끼리는 1990년생이에요.
엄마 코끼리는 1984년생이니 아빠 코끼리가 지금 연상을 만나고 있는 거죠."
강씨가 말하자 아이들 무리에서 일제히 "와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 수십 명의 눈빛이 강씨를 향해 반짝였다.
강씨는 동물원이 교육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동물만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교육·생태 보존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지속해서 동물과 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이 아이를 낳으면 슬프게도 그 아이는 호랑이를 볼 수 없어요.
지구상에 살 땅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앞으로 호랑이와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고민해봐요!"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힘차게 답했다.
어린이대공원 온라인 게시판에는 자녀와 함께 동물원을 방문했다가 강씨를 만났다며 감사를 전하는 글이 약 40건 게시됐다.
한 작성자는 "주변 아이들이 모두 우르르 따라다녀 '피리 부는 사나이'인 줄 알았다.
한번 스칠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첫째 딸이 집에 와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해 후기를 안 쓸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해설이 끝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강씨는 "동물원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의견을 들으면 반갑기도 하다"며 "하지만 동물원을 모조리 닫는다고 과연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정답이 아니라면,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이야기해줄 사람이 제일 필요하다.
그게 제가 이루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때론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배우는 게 더 많다고도 했다.
"참새는 왜 참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어른들이 생각했을 땐 황당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이 담긴 질문이죠. 그런 질문을 계기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됩니다.
"
대학생 시절부터 동물 관련 봉사활동을 해온 강씨는 생업을 하면서 봉사를 병행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이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설명을 하면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아이들의 에너지가 좋아서 이 봉사를 계속하게 됩니다.
"
강씨는 해설 봉사를 막 시작했을 때인 2017년 만난 6살 여자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친구들이 다 가고 난 뒤 그 친구가 자신을 꼭 기억해달라면서 공책을 찢어 종이에 제 그림을 그려줬어요.
아이들이 제게 준 큰 사랑이 정말 감사합니다.
그게 없었으면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오지 못했을 거예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