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이우환·이강소…'코리안 갤럭시'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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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색화 50년사
한국 단색화 50년사
![1981년 안성 한서당 작업실의 박서보 화백.
/서보문화재단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AA.29865015.1.jpg)
미술사에 처음 모노크롬(monochrome·단색화)을 도입한 작가는 20세기 초 절대주의를 주창한 우크라이나 출신 카지미르 말레비치다. ‘흰 바탕 위 검은 사각형’을 그렸다. 1945년 이후 피에로 만초니, 루초 폰타나, 이브 클랭 등이 모노크롬 작업을 했다.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일본에서 철학 공부를 하던 이우환 화백은 일본 모노하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며 한국 단색화가들과도 교류했다. 1972년 한국에서 열린 미술전 제1회 ‘앙데팡당(Independant)’의 심사위원을 맡은 이우환은 박서보와 손잡고 한국 단색화를 일본에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세대 한국 단색화가들은 차라리 수도자에 가깝다. 팔리지 않아도 그렸고, 비난받아도 그렸다. 정창섭,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이강소 등 단색화가들은 6·25전쟁 당시 나이가 7세에서 23세였다. 학생이거나 군에 징집됐거나 전쟁으로 친구와 가족을 잃었다.
물감을 바른 뒤 마르기 전 연필로 빗금을 그은 박서보, 캔버스 위에서 닥죽을 반죽해 그리는 정창섭, 마대 뒷면에 두꺼운 물감을 바르고 앞면으로 밀어낸 하종현, 청색과 갈색 물감을 면포나 마포 위에 반복적으로 칠해 번지게 한 윤형근, 고령토를 바른 뒤 선을 긋고 뜯어내고 메우길 반복한 정상화의 기법은 모두 저마다의 세계를 구축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