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소비 양상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여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비롯해 공연, 외식, 여행, 미식축구 등 외부 활동과 관련된 수요가 폭증했다.
미국 대표 공연 티켓 플랫폼인 라이브네이션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내 공연 매출은 2019년 2월에 비해 45% 증가했다. 늘어난 수요에 맞춰 미국 공연기획사들도 2019년에 비해 30% 더 많은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여행 수요도 회복됐다. 미국 교통보안청 통계를 보면 지난달 셋째주 하루평균 200만 명이 항공기를 이용했다. 3년 전 같은 기간에는 하루 약 240만 명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미식축구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식축구 티켓 예매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미국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늘리자 관련 상품 판매도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RI는 미국 소비자들이 탈취제, 치아 미백제, 면도기, 화장품 등에 쓰는 지출을 늘렸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홈베이킹과 요리 관련 제품 수요는 줄었다. IRI는 “마트의 맥주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바와 레스토랑 등 외식산업이 번창하고 있다”며 “외출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매번 위기를 겪은 뒤 소비 폭증이 따라왔다.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소비가 급증했다. 2005년 미국 남부를 태풍 카트리나가 강타한 뒤에도 똑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위태로운 상황을 넘긴 뒤 긴장이 점차 완화되면서 뒤따르는 보복 소비가 반복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