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70억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과도한 부채를 지지 않으려는 전략이 먹혀들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하는 데에 있어 첫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를 비롯해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총 71억 4000만달러(약 9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슨 CEO가 10억달러를 투자했고,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는 8억달러를 머스크 CEO에게 맡겼다. 바이낸스는 5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초 머스크는 △은행 대출(130억달러) △테슬라 주식담보대출(125억달러) △자기자본(120억달러) 등 세 가지 방법으로 트위터 인수자금인 440억달러를 확보하려 했다. 지난 26~28일에는 자기자본을 모으려 8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트위터 순이익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부채비용이 높았다. 총 245억달러에 달하는 부채에서 매년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 매년 4~5%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 트위터의 최근 3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여기에 못 미친다. 머스크 CEO가 천문학적인 이자 비용을 줄이려면 테슬라 지분을 추가로 매각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 머스크 CEO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머스크 CEO는 한숨 돌렸다. 투자은행들로부터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하려던 금액을 줄일 수 있어서다. 머스크 CEO가 125억달러에 상당하던 주식담보 대출을 62억 5000만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인수 자금을 확보한 머스크 CEO는 트위터의 기존 주주들과 지분 유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트위터의 전 CEO였던 잭 도시가 지분 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들도 비슷한 제안을 머스크 CEO로부터 받았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이사는 “머스크 CEO는 담보로 잡을 테슬라 지분을 줄이는 기묘한 계책을 완수했다”며 “머스크 CEO가 모집한 투자자들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