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트윗이 되나요"…'천재 덕후녀'에 꽂힌 머스크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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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여자들은 뭔가 특별한 게 있다 (3) 그라임스
본 코너는 애플의 뒤를 이어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풀어갈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 이후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 역시 큰 탐구 대상이다. 신문 지상에서 풀지 못하는 국내외 테슬라 유튜버 및 트위터리언들의 소식과 이슈에 대해 소개한다. 테슬라에 대한 신뢰가 종교적 수준이란 의미에서 ‘테슬람’(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테슬라 주식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보유액 부동의 1위다. 미국에서도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주식 중 하나다. 머스크는 광적인 SNS 팬으로 최근 트위터 인수까지 나섰다. 투자자 입장에서 SNS상에서 도는 테슬람들의 ‘썰’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 그라임스, 2018년 발표곡 ‘We Appreciate Power’ 가사 중
그라임스는 2012년 정규 3집 앨범 ‘Visions’가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일렉트로닉팝계의 신성으로 떠올랐습니다. 대표곡 ‘Flesh Without Blood’가 수록된 4집 앨범 ‘Art Angels’(2015년)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합니다. 그는 팝, 일렉트로니카, 힙합, 알앤비(R&B·리듬 앤 블루스), 노이즈록, 심지어 중세음악의 요소까지 차용했고,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독특한 사운드를 선보였습니다. 그라임스는 케이팝의 열혈 팬입니다.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내한 공연을 했고, 지드래곤과 걸그룹 ‘이달의 소녀’를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1월 공개한 신곡 ‘Shinigami Eyes’ 뮤직비디오엔 ‘블랙핑크’ 제니를 깜짝 출연시키기도 했습니다.

◆사랑도 트윗이 되나요, ‘덕후녀’ 그라임스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았던 머스크는 ‘로코의 바실리스크’라는 온라인 음모론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이 이론은 미래 ‘기술적 특이점’ 이후 등장한 강력한 AI ‘바실리스크’가 자신을 방해했던 인간들을 처벌한다는 내용입니다. 머스크는 로코(Roko)를 미술양식인 로코코(Rococo)로 비트는 말장난을 트위터에 올리고 싶었습니다. 구글에 이 아이디어를 검색한 순간, 이미 3년 전 이 농담을 선점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로 그라임스였습니다.


◆6번째 아들 이름은 ‘X Æ A-Xii 머스크’
머스크는 2020년 5월 트위터에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득남 소식을 밝힙니다. 첫 번째 부인 저스틴 윌슨과 낳은 아이들을 포함해 6번째 아들 입니다. 머스크가 공개한 아기 이름은 ‘X Æ A-12’. 어떻게 읽어야 할지조차 난감한 암호 같은 이름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엄마인 그라임스는 트위터에 “X는 미지수, Æ는 AI를 뜻하고, A-12는 우리 부부가 모두 좋아하는 항공기 SR-71의 전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간 글자인 Æ는 “AI를 엘프식 언어로 표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엘프식이라니, 그들만이 사는 세상인가요. 확실한 건 둘은 그들을 처음 만나게 해 준 AI라는 키워드를 아들의 이름에까지 넣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아들을 어떻게 부를까요? 그라임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기 이름에 애정을 담아 ‘리틀 X’로 부른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 인생의 사랑”
머스크는 그라임스와의 열애를 단독 보도한 페이지식스에 작년 9월 결별 소식을 털어놓습니다. 그는 “반쯤 별거 상태”라며 “아들 X는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머스크 자신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업무 때문에 텍사스에 있거나 해외 출장을 다녀야 하는데, 그라임스는 주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활동한다는 게 별거 이유였습니다. 전처였던 윌슨과 탈룰라 라일리도 비슷한 사유로 헤어졌는데, 그라임스와도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둘은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 소송은 없었습니다. 다만 머스크는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자주 보는 사이”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머스크의 여자들은 ‘쿨’했습니다. 이혼 등으로 갈라섰지만 모두 그와 좋은 친구로 남고 싶어 했습니다. 두 번째 부인이었던 라일리는 머스크에 대해 “여태껏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묘한 남자”라며 “믿을 수 없이 순진하고, 놀라울 정도로 기지가 넘친다”(애슐리 반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고 말합니다. 그들은 이 ‘묘한 남자’의 ‘믿을 수 없는 꿈’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끝)
◆P.S. 그 외 ‘머스크의 여자들’에 대하여
머스크가 사귀었던 유명인들은 배우 카메론 디아즈, 앰버 허드 등이 더 있습니다. 현재는 호주 출신 모델 나타샤 바셋과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과 머스크의 연애사를 ‘테슬람이 간다’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과 테슬라 사이에 이렇다 할 연관 관계는 찾기 어렵습니다.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