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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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 홈페이지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핵심가치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특성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현상이다. 동일한 그룹에 속한 계열사라도 그 기업이 처한 대내외 경영 환경과 채용 포지션에 따라 요구되는 인재의 성격도 세분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다.

기존에 통용되었던 △창의성 △전문성 △책임감 △성실성 △도덕성 등의 다소 추상적인 키워드는 줄고, △최고지향 △변화선도 △경쟁력 △실행력 △시너지 등 보다 성과 지향적인 키워드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채용방식의 전환과 함께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채용해서 기업이 원하는 특정 인재를 양성하는 공개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특성의 인재를 필요할 때마다 소규모로 채용하는 수시채용, 상시채용, 인턴연계채용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신입 채용보다 경력 채용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신입 채용에 있어서도 소위 중고신입 채용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개채용 시대에는 존재하기 어려웠던 중고신입이 채용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시대의 강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채용철학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혈주의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른바 공채 출신을 우대했던 기업문화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채용방식의 전환은 중고신입 증가로 이어지고 대학 졸업자들의 실질적인 사회진출 시점이 수년간 늦춰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되고 있다.

한편 작년 11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청년(13~34세)이 선호하는 직장 순위가 대기업은 21.6%로 1위, 공기업은 21.5%로 2위, 국가기관(공무원)은 21%로 3위를 기록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2006년 이래로 국가기관(공무원)이 1위를 내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는 직장 선택에 있어서 안정성을 최우선하던 청년들의 직업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이 늦은 취업과 결혼, 내집 마련에 쫓겨서 보다 높은 연봉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정도 가능하다.

MZ세대로 대변되는 청년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려 그야말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도 여전히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고,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적시에 뽑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채용시장에서의 미스매칭 뿐만 아니라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취업포기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과연 기업은 어떤 인재를 원하고, 지원자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는 기업이 처한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달라지므로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할 수 없다. 다만 어느 경우라도 통용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정한다면, 바로 ‘일 잘 하는 사람(High Performer)’을 원한다는 것이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보면 취준생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첫째, ‘일 잘 하는 사람’은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고 있다.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히 표현할 줄 안다. 이러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채용담당자는 현업 부서 담당자와 협력하여 서류와 면접을 통해서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지를 평가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므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러한 부분은 평가가 가능하다. 면접관을 평가하려는 지원자 보다는 면접관을 배려하는 지원자를 뽑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둘째, ‘일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인내와 끈기를 통해서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성과창출 경험을 갖고 있다. 지원자가 이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는 주어진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 주어져도 그 일을 분해하고 해석해서 개선 방안을 찾아내고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다. 채용담당자가 서류나 면접을 통해서 지원자가 이러한 성과지향적 특성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고자 하는 이유이다.

셋째, ‘일 잘 하는 사람’은 타인과 구별될 수 있는 확실한 업무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업무 분석 및 실행계획 수립, 우선순위에 따른 업무처리, 비용 대비 실질적 목표 달성 등 업무 프로세스 단계별 한 가지 이상의 뚜렷한 능력을 갖고 있다.

채용담당자는 서류와 면접을 통해서 지원자의 해당 능력을 평가한다. 회사 차원에서 보다 중요한 포지션의 경우에는 적어도 한두 달간의 인턴 과정을 통해서 이러한 능력을 직접 확인한 후 최종적인 선발을 진행한다.

넷째, ‘일 잘 하는 사람’은 자신이 지원한 기업이나 기관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핵심가치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는 조직지향 성향을 형성하고 있다. 조직 철학, 비전과 미션, 조직 체계, 조직 구성원, 조직 문화 등 조직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조직 구성원과 상호 배려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의지도 함께 갖고 있다.

채용담당자는 지원자가 이러한 조직 특성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서류, 인적성, 면접 과정을 통해서 확인하고 필요시 별도의 인턴 과정을 통해서 판별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 능력, 성과창출 경험, 업무처리 능력, 조직지향 성향은 지원 분야와 무관하게 어느 경우라도 필수로 요구되는 ‘핵심적인 역량(Core Competence)’이다. 기업이나 기관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역량을 보유한 사람을 뽑고자 하는 것이지 경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뽑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인턴 경력을 갖고 있거나 중고신입 지원자라는 것만으로는 채용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은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지원자의 스펙에도 동일한 맥락으로 적용된다. 기업은 스펙이 아닌 역량과 성과를 기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턴 경력 보유자 또는 중고신입 지원자로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성과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신입 지원자가 이러한 차이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그는 이미 어느 조직에서든 핵심인재로 일할 수 있는 필수조건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지원하고, 채용 절차에 따라서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결국은 서로의 니즈가 가장 부합하는 조직에서 당신의 성공적인 직장생활은 시작될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문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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