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점 매수 투자, 수십년만에 최악 성적"
미국증시 급락 속 SW·전자상거래 관련주 최대 타격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뒤늦게 반영해 폭락한 가운데 소프트웨어(SW)와 전자상거래 관련주들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3.12%, 3.56%, 4.99%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2020년 이후 최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특히 투자자들이 고금리와 성장률 둔화에 취약한 기술주 투자를 기피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보안전문기업 지스케일러는 장중 한때 10% 넘게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9.69%, 8.86% 급락 마감했다.

블랙록의 소프트웨어 업종 ETF도 5.75% 하락,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당수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주가는 매출 대비 고평가 상태이며,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한 상태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이익이 크지 않은 만큼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지털오션홀딩스는 18.14%, 래피드7은 17.40% 각각 급락하는 등 일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과 성장 전망을 제시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날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유명투자자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아크이노베이션(ARKK) 상장지수펀드(ETF)는 8.93% 떨어졌다.

이는 2014년 이후 4번째로 큰 하락 폭이며, 이로써 이 ETF는 올해 들어 49.5%나 빠졌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수혜를 입었던 전자상거래 관련주들도 온라인 소비 감소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 우려 등으로 이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미 CNBC 방송이 전했다.

온라인 가구소매업체 웨이페어 주가는 1분기 기대보다 큰 손실과 활성 이용자 감소 등을 발표하면서 25.68%나 폭락,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을 내놓은 온라인 쇼핑몰 엣시는 16.83% 하락했다.

올해 자동차를 제외한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7.2% 증가한 가운데, 온라인 거래는 1.8% 감소한 반면 오프라인 상점 매출은 10% 늘어났다는 마스터카드의 이날 보고서도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미 지난 한 달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주가도 이날 7.56% 하락 마감했다.

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업체 등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고 이익이 적은 주식들이 60∼70% 정도 떨어진 상태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이 본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에 돌입한 만큼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2020년이나 2021년의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사들이는 저점 매수 방식 투자가 그간 대부분 성공했으나, 올해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지난달 주식 중심 펀드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하락할 경우 평균 2.3거래일간 하락이 지속했는데 이는 1984년 이후 최장이다.

또 증시 하락일 다음 날 주식 매수에 나선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도 -0.2%로 최근 35년 만에 가장 나빴다.

이와 관련해 BNP파리바의 미국 주식·파생상품 전략 책임자 그레그 보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당일인 전날 주가 상승은 "약세장 속 단기 반등(베어마켓 랠리)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 재커리 파뎀은 성장세가 크지만 벌어들이는 현금이 없고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