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달 앞두고 시연…컵과 애플리케이션 바코드 인식시켜야
계좌로 반환받으려면 앱 필요…스마트폰 못 쓰면 동전으로 반환
홍보 '아직'…매장 혼란 우려·컵 관리는 부담
"QR체크인처럼 바코드 스캔"…일회용컵 보증금 반환 지켜보니
커피 매장에 설치된 태블릿PC에 'QR체크인'을 하듯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코드를 인식시키고 컵에 부착된 바코드를 갖다 댄다.

6일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내달 10일 시행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어떻게 운영될지 시연이 진행됐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커피숍 등에서 음료를 일회용컵에 받을 때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는 제도다.

이날 시연은 소비자가 일회용컵에 커피를 받은 뒤 매장에 되돌아와 계산기와 별도로 설치된 태블릿PC에 컵에 부착된 바코드와 '자원순환보증금' 애플리케이션상 개인고유코드를 인식시켜 보증금을 계좌로 이체받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자원순환보증금 앱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현재도 앱 스토어에서 내려받아 보증금을 반환받을 계좌를 등록해두는 것이 가능하다.

컵 바코드 스티커는 위변조가 안 되도록 한국조폐공사에서 특수제작하며 컵을 재활용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다만 반환 절차를 시작할 때와 이후 바코드 스캔(인식)을 시작·종료할 때 소비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하는 점은 불편해 보였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바로 절차가 진행되도록 앱을 개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QR체크인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계층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우면 매장 직원에게 컵을 반납하고 현금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을 계좌로 이체받으려면 반드시 자원순환보증금 앱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현금 특히 동전을 가지고 다니기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어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QR체크인처럼 바코드 스캔"…일회용컵 보증금 반환 지켜보니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홍보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시연이 진행된 커피숍에 찾아온 직장인 홍모(35)씨는 "부끄럽지만 일회용컵을 종종 이용하는데 보증금제가 시행되는지 몰랐다"라면서도 "다른 매장에서 보증금을 내고 리유저블(다회용)컵을 사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은 적이 있어 어색하진 않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홍씨는 "솔직히 음료를 테이크아웃할 때 리유저블컵만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을 일부러 안 간 적이 있다"라면서 "평소에는 자주 찾는 커피숍에 일회용컵을 챙겨와 보증금을 돌려받겠지만 여행을 갔을 때 등엔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행 초기 매장 내 혼란도 예상된다.

이날 시연의 경우 소비자가 스스로 개인고유코드와 컵 바코드를 독립된 태블릿PC에 인식시켜 직원의 개입 없이 혼자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상황이었고 진행에 지장이 생기진 않았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매장에 '독립된 태블릿PC'가 마련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일회용컵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판매정보관리(POS)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라면서 "독립된 태블릿PC 설치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두고 간 일회용컵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문제다.

음료가 담겼던 컵이기 때문에 매장 내 보관하려면 간단히라도 세척해야 하는데 고객이 컵을 깨끗이 씻어오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매장 직원들 일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