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 지음
씨아이알
280쪽│2만원
《타이타늄 : 신들의 금속》은 ‘서스펜스 이야기’가 타이타늄의 특성을 정확히 짚었다고 설명한다. 타이타늄은 가벼울 뿐 아니라 강도도 높다. 내열성도 뛰어나다. 제트엔진의 터빈 부품과 잠수함·항공기·우주선의 표면 등에 사용한다. 이를 대체할 소재는 찾기 힘들다. 문제는 가공과 제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쌀 수밖에 없다. 냉전시대 때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시작한 타이타늄 제조·가공 기술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 안선주 KPCM 이사는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등에서 근무한 에너지·자원 전문가다. 책은 타이타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보여준다. 1791년 처음 발견했을 때의 스토리와 관련 산업의 역사, 현재 시장 점유율 분석, 수요와 가격에 대한 미래 예측 등을 망라한다.
책은 타이타늄 관련 일화를 통해 전략물자 관리 방법과 산업 간 연관성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냉전시대 때 미국의 최첨단 전략정찰기 SR-71을 만들려면 타이타늄을 엄청나게 써야 했다. 대부분은 당시 최대 타이타늄 생산국인 소련에서 들여왔다. 하지만 미국은 주적인 소련에 막대한 돈을 퍼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재료를 아끼기 위해 타이타늄을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단조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제작한 SR-71은 재료를 준 소련을 감시하는 데 쓰였다. 덤으로 미국은 ‘정밀 단조 분야의 최강국’이란 타이틀도 얻게 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