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울산본점에 들어선 ‘시몬스 갤러리 울산점’에서 소비자들이 침실 가구를 구경하고 있다.   /시몬스 제공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울산본점에 들어선 ‘시몬스 갤러리 울산점’에서 소비자들이 침실 가구를 구경하고 있다. /시몬스 제공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 ‘침대 없는 침대 광고’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은 시몬스가 이번엔 삼성전자와 협업한 프리미엄 매장을 선보였다. 그간 한샘 등 종합 인테리어업체가 가전업체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공동 매장을 조성한 적은 있지만, 공간의 제약을 크게 받는 침대 단일 품목을 제작·판매하는 업체로선 파격적인 시도다. 가구 골목에 밀집한 대리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문을 연 ‘시몬스 갤러리 울산점’은 울산 달동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울산본점 2층에 ‘숍 인 숍’ 형태로 들어섰다. 495㎡(약 150평) 규모로 시몬스의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인 ‘시몬스 갤러리’로 꾸며졌다. 시몬스 갤러리는 매장이 입점한 지역에 따라 차별화된 공간 디자인을 적용한 라이프 스타일 쇼룸이다.

이번 매장은 프리미엄 혼수 제품인 시몬스 침대와 삼성전자의 고급 가전 비스포크 시리즈를 한데 묶어 예비 신혼부부를 겨냥한 매장으로 기획됐다. 나만의 개성이 발휘되는 공간을 꾸미는 데 가전과 가구를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고려했다.

삼성 가전숍에 무슨 일…시몬스침대 판다
전시 제품도 프리미엄 가전과 고급 수면 시스템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몬스의 대표적 혼수 침대 상품인 윌리엄 매트리스와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비스포크 큐브 에어가 어우러진 침실형 매장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시몬스의 라이프 스타일 컬렉션인 ‘케노샤’의 메르테 소파와 삼성전자의 고급 TV인 ‘더 세리프’가 놓인 거실 등 실제 생활 공간처럼 꾸민 매장이 눈길을 끌었다.

고급화 트렌드도 강화했다.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의 약 3분의 2를 매트리스 기준 70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으로 거뒀을 만큼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시몬스 갤러리 울산점의 본 매장도 최상위 침대 시리즈인 ‘뷰티레스트 블랙’의 ‘켈리’와 ‘로렌’ 등으로 힘을 줬다. 대표 매트리스 품목인 ‘뷰티레스트’의 인기 모델도 사이즈별로 전시했다.

삼성전자와의 이번 협업은 시몬스가 2019년부터 추진한 ‘유통 혁신’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본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접촉해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혀서다. 시몬스는 가구단지 내 노후화된 대리점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한편 대형 가전 매장과 수입차 매장이 밀집한 핵심 상권 위주로 직영 매장인 ‘시몬스 맨션’을 확대하고 있다.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 부문 상무는 “가구와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카테고리 킬러’끼리 만나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시몬스의 과감한 유통 혁신의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시몬스 침대 매장은 2019년 대비 100개 이상 줄었으나, 매장당 월평균 매출은 2018년 말(6000만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30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