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결론을 내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 인사로 판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6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 중간보고회에서 "청문회 진행 기간 하나같이 특권과 비리, 불법 의혹이 쏟아졌다"며 "자료 제출 거부는 기본이고 위장전입, 병역 비리 같은 청문회 단골 메뉴가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 5명은 국민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초대 내각 인사는 당선인이 국민에게 전하는 국정운영 메시지다. 첫 내각 후보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동의할 수는 없다. 윤석열 당선인은 인사 대참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인청특위 위원들은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임을 밝힌다"며 "조만간 소집될 의원총회에 인청특위 위원들의 부적격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우리 정권을 발목잡기 위해서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킨다면 총리 없이 가겠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협치와 유능한 총리의 상징으로 한덕수 후보자를 지명했고, 한 총리를 갖고 이렇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민주당은 최근 한 후보자 딸의 '고교 스펙' 논란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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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은 한 후보자의 딸이 미국 매체에 돈을 주고 광고성 인터뷰 기사를 실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현지 입시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매체를 설립하는 등 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해 스펙 쌓기 활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부모 찬스' 입시용 기부 스펙 쌓기, 셀프 기사 작성 등 허위 스펙 풀코스를 거친 것 같다"며 "경찰과 공수처는 즉각 수사를 개시하고 자택은 물론이고 관련자와 단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는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가 한 후보자 딸의 교육 봉사 활동을 소개하면서 서울시장상, 인천시장상 등의 수상 이력을 언급했으나 해당 지자체에는 상을 준 기록이 없다'고 보도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의혹)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제 지옥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준 적이 없는데 받았다고 하면 청문회 전에 자택 압수수색을 해서 확인하는 게 윤석열과 한동훈의 공정과 상식이었다"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한 후보자 자녀 관련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보수 언론은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검증하지 않고, 대신 조만간 ‘천재 소녀’ 찬양 기사를 낼 것"이라고 적었다.

이런 공세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한 후보자 장녀가 2020년 인천광역시 산하 단체장으로부터 수상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박 시장은 "(한 후보자 딸이 받은 상은) 국가청소년정책을 수행하는 인천시 위탁기관에서 요청한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상이다. 위탁기관이 요청해 의회 의장상을 받은 것이다. 인천시장상도 아니고 의회가 인천시 산하 단체도 아니다. (날짜도) 2021년 11월"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덕수+장관 후보자 5명 '부적격'…"한동훈 압수수색해야"
그러나 몇 시간 뒤 다시 올린 글에서 "한 후보자 장녀의 2020년과 2021년 수상 실적이 있어 사실관계를 정정한다"고 바로잡았다.

한 후보자가 사과를 요구하자 그의 딸을 '천재 소녀'로 표현했던 조 전 장관은 별다른 멘트 없이 박 시장의 정정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한 후보자는 자신의 딸 관련 의혹을 자신의 SNS에 등에 게재하고 딸의 영문 이름을 거론하며 조롱한 전 일간지 기자 A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 후보자 측은 "A 씨가 17세 미성년인 후보자의 딸을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려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 측은 지난 4일에도 딸과 관련해 ‘한 후보자의 딸이 대학 진학에 활용할 스펙을 쌓기 위해 엄마 찬스를 활용해 기업으로부터 고액의 물품을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들을 상대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그 당일 한겨레 기자들 3명 및 보도책임자들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새 정부 출범 전날인 9일 국회 법사위에서 진행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