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믿고 기다렸는데…실수요자 어쩌나 '발동동'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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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보금자리가 필요한 신혼부부, 자녀 교육 문제로 집을 옮겨야 하는 학부모,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독립된 거주지가 필요해진 사회 초년생…
모두 내 집 마련에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들입니다. 집 값 동향에 유난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요즘 이런 실수요자들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집 값이 오를 것이란 분석이 연일 제기되면서죠.
오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대대적인 주택 공급 확대를 공언했죠. 그런데도 집 값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바로 글로벌 원자재 동향 때문입니다. 예컨대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는다면 가장 크게 소요되는 자금은 어떤 용도일까요. 건자재 비용, 인건비, 토지 매입 비용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 공사의 필수 기반이 되는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어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건설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레미콘과 철근 가격 급등이 대표적이죠. 이미 이달 초 쌍용C&E 등 수도권 시멘트 업체들은 시멘트 단가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현대제철 등도 철근 판매 가격을 인상을 결정했고요.
건설 현장에서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공사 비용 부족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분양가 책정 기준을 높여 잡으려는 모습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책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정기적으로 고시하고 있습니다. 건설 자재 가격 등을 검토해 매년 3월과 9월 정기적으로 고시하는 시스템이랍니다. 지난 3월 고시 후 3개월이 지나는 시점인 오는 6월 이후엔 기본형 건축비 상향 조정이 가능합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하면 이를 반영할 수 있게 돼 있거든요.
이렇게 국토부가 비정기 조정 고시를 하게 되면, 아파트 분양 가격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이 기본형 건축비를 기준으로 해 산정되거든요.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오는 6월 국토부가 기본형 건축비를 올리면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가를 올릴 전망"이라며 "최근 택지비가 올라 있는데 원자재 가격 뿐 아니라 인건비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 "즉각 분양가나 시중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걸 완화시킬 수 있도록 정책을 펴겠다"라고 말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분양 일정을 미루는 건설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분양가가 오르면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와 새 정부에서 각종 규제가 풀리면 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이란 예상이 맞물리면서죠.
서울 영등포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는 게 낫겠느냐고 문의하는 실수요자들이 있다"며 "가뜩이나 금리 인상기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집값 상승설까지 나오자 난감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자재의 가격 상승과 수급 이슈는 건설 공사에 쓰이는 사실상 모든 자재에 적용되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라며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맞물려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아무래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모두 내 집 마련에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들입니다. 집 값 동향에 유난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요즘 이런 실수요자들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집 값이 오를 것이란 분석이 연일 제기되면서죠.
오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대대적인 주택 공급 확대를 공언했죠. 그런데도 집 값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바로 글로벌 원자재 동향 때문입니다. 예컨대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는다면 가장 크게 소요되는 자금은 어떤 용도일까요. 건자재 비용, 인건비, 토지 매입 비용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 공사의 필수 기반이 되는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어 아파트 분양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건설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레미콘과 철근 가격 급등이 대표적이죠. 이미 이달 초 쌍용C&E 등 수도권 시멘트 업체들은 시멘트 단가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현대제철 등도 철근 판매 가격을 인상을 결정했고요.
건설 현장에서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공사 비용 부족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분양가 책정 기준을 높여 잡으려는 모습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책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정기적으로 고시하고 있습니다. 건설 자재 가격 등을 검토해 매년 3월과 9월 정기적으로 고시하는 시스템이랍니다. 지난 3월 고시 후 3개월이 지나는 시점인 오는 6월 이후엔 기본형 건축비 상향 조정이 가능합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하면 이를 반영할 수 있게 돼 있거든요.
이렇게 국토부가 비정기 조정 고시를 하게 되면, 아파트 분양 가격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이 기본형 건축비를 기준으로 해 산정되거든요.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오는 6월 국토부가 기본형 건축비를 올리면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가를 올릴 전망"이라며 "최근 택지비가 올라 있는데 원자재 가격 뿐 아니라 인건비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 "즉각 분양가나 시중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걸 완화시킬 수 있도록 정책을 펴겠다"라고 말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분양 일정을 미루는 건설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분양가가 오르면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와 새 정부에서 각종 규제가 풀리면 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이란 예상이 맞물리면서죠.
서울 영등포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는 게 낫겠느냐고 문의하는 실수요자들이 있다"며 "가뜩이나 금리 인상기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집값 상승설까지 나오자 난감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자재의 가격 상승과 수급 이슈는 건설 공사에 쓰이는 사실상 모든 자재에 적용되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라며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맞물려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아무래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